여성 1인가구, 만성질환 유병률↑..맞춤형 식생활관리 정책 이뤄져야 
여성 1인가구, 만성질환 유병률↑..맞춤형 식생활관리 정책 이뤄져야 
  • 김다솜
  • 승인 2022.03.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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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및 여성 1인가구는 비만, 고혈압 등 식생활과 관련된 만성질환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식생활관리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민 만성질환 실태와 식생활 위험요인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 서울시민, 얼마나 건강한가요? 

보고서는 서울시민의 지난 10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9)에 참여한 19세 이상 서울시민 1만1918명을 대상으로 비만, 고혈압, 당뇨, 고증성지발혈증 등을 비롯한 9개 만성질환의 10년간 유병률 변화추세에 대한 성, 연령군, 소득수준, 가구원 수에 따른 유병률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병률이 가장 높은 만성질환은 이상지질혈증(36.0%), 비만(31.1%), 고혈압(25.3%) 등이었다. 10년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만성질환은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LDL콜레스테롤혈증으로, 각각 2010년 10.1%, 10.0%에서 2019년 19.1%, 17.8%로 상승했다.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연령이 높아지며 유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 대부분 저소득층에서 유병률이 더 높았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원 수에 따른 분석 결과는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여성 1인가구의 경우 대부분의 질환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시민의 식생활의 변화와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서울시민 중 나트륨을 1일 2000mg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식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증가했는데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에너지와 지방을 과잉으로 섭취하는 이들의 분율이 증가했다. 반면 과일 및 채소를 1일 500g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의 분율은 낮아졌다.

건강식생활 실천율 (사진=서울연구원)
건강식생활 실천율 (사진=서울연구원)

가구원 수에 따른 분석 결과를 보면 1인가구의 식생활이 가장 비건강한 특성을 보였다. 하루 1회 이상 외식률이 높고, 식품안정성 확보가구분율도 낮았다. 영양섭취부족자의 비율이 높으면서 동시에 에너지·지방과잉섭취자 분율 또한 높아 1인가구 중에서도 부족과 과잉의 양극화된 문제가 공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과일·채소 500g 이상 섭취자 분율과 건강식생활 실천율도 낮았다. 

 

■ 서울시의 식생활 정책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진행된 식생활 정책은 ▲취약계층 어르신 영양꾸러미사업(시범사업)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사업 ▲서울시 건강돌봄서비스(간편영양식 지원) ▲서울시민 나트륨 섭취 저감화 사업 ▲도농상생 공공급식 등 5가지가 꼽힌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정책들에 대해 대상자의 건강상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이 반영된 관리가 미흡하고 특히 질병이 중증도나 특이성을 고려한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먹거리 지원 서비스 대부분이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과 편의성에 기반하고 있어 수혜자의 기저질환이나 식생활 여건 등을 고려한 섬세한 관리는 부재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여기에 각각의 정책사업이 서로 다른 전담부서에서 진행되고 있는 점도 문제점이라고 봤다.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맞춤형 식생활관리 정책방안 (사진=서울연구원)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맞춤형 식생활관리 정책방안 (사진=서울연구원)

보고서는 서울시민 맞춤형 식생활관리 세부사업 방안을 제안했다. 맞춤형 식품 처방 및 바우처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대상자가 저소득 기준에 부합하면서 직접 식품을 구매해 조리할 수 있는 경우 맞춤형 식품 처방 및 바우처를 제공할 수 있다. 경증 만성질환을 가진 대상자에게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목록을 처방한 후 신선식품과 건강밑반찬을 구매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한다. 

맞춤형 식품패키지 제공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저소득 기준에 부합하면서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직접 식품을 구매하기가 어려지만 조리는 가능한 대상자에게는 질환별 맞춤형 식품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맞춤형 도시락 배달이 제안됐다. 이를 전담할 영양사를 채용해 맞춤형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것이다. 이때 도시락 배송과 관련해서는 거동 가능한 노인을 채용함으로써 노인 일자리 창출 및 수혜자의 안부확인과 말벗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보고서는 “식생활은 만성질환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이면서 가장 개선 가능한 위험요인이자 예방요인”이라며 “시민 소득수준과 거동 및 조리가능여부 등을 고려한 질환별 맞춤형 식생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