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의 대선정국, 朴과 文의 막판 변수는
초박빙의 대선정국, 朴과 文의 막판 변수는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2.12.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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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18대 대통령 선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선거 이틀을 앞두고 판세에 영향을 미칠 막판 변수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 측이 막판 총력 선거유세에 나선 가운데, 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 사건'과 16일 실시된 양자 TV토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지원 방식 및 수위 변화 등이 아직까지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정원 여직원의 여론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16일 밤 발표됐지만, 오히려 이를 두고 여야간 설전은 더욱 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문 후보 측의 선거공작이 드러났다"고 날을 세운 반면,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급조된 수사 결과 발표"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이 국정원 여직원의 아이디(ID)와 닉네임 등의 자료를 확보하고도 해당 포털업체에 자료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는 등 경찰의 수사 공정성에 대해서도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도 대선일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왼쪽)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6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방송국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를 마친뒤 방송스튜디오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사퇴로 이번 대선전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첫 양자 TV 토론 결과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양자 TV토론은 토론의 밀도와 집중도 측면에서 선거 막판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 결정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토론 결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체로 문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오히려 박 후보 측 지지층을 결속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어 유불리를 예단하긴 어렵다. 이와 관련,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박 후보가 차분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설득력은 문 후보가 더 높았다"며 "두 후보 간 양자대결이기 때문에 1~2%P 지지율 변동도 매우 크게 느껴질 것이다. 적지 않은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 전 후보의 마지막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문 후보 측과 야권은 안 전 후보가 '확실한 한 방'을 터뜨려 줄 경우 투표율과 중도층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문 후보의 '광화문 대첩' 유세 현장에 깜짝 방문해 힘을 실어주긴 했지만 여전히 야권에선 '2%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안 전 후보의 TV찬조연설 가능성에 여전히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선 아직 18일 마지막 찬조연설자를 공석으로 비워두고 있다.

문 후보가 승리해야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행보도 더욱 안정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에 꼭 찬조연설이 아니어도 안 전 후보가 극적인 막판 총력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안 전 후보는 17일 경기 성남 분당과 서울 노원을 찾아 수도권 표심 몰이에 나선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마지막 판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설화 등 사소한 실수를 단속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박 후보측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본부장의 '중도층 투표 포기 전략' 발언이나 문 후보측 정동영 상임고문의 '노인 폄하' 발언 등이 터져 나온 상황인데, 박빙 양상에서 자칫 실수 한 번이 패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양 진영 모두에 작용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전략은 어느 한 쪽을 지지하지 못한 중간층이 '이쪽도 저쪽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겠다'고 하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촉발했다.

정 상임고문은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모 신문기사 내용을 리트윗해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민주당은 16일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수습에 나섰다.

한편 1%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사퇴, 선관위의 양 측 불법선거 사무실 적발 등도 막판 대선전 양상에 따라서는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