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엔데믹 맞이해 MZ세대 성지 만들기 경쟁 '활활'
유통업계, 엔데믹 맞이해 MZ세대 성지 만들기 경쟁 '활활'
  • 오정희
  • 승인 2022.06.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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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의 전환을 맞아 유통업계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브랜드들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오감으로 경험케 하며 다감각의 경험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와 콘셉트를 구현하는데 집중한 카페 공간을 운영하거나, 카페와 플래그쉽 스토어를 합친 복합문화공간을 꾸미는 등 다양한 공간을 선보이며 독특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들 공간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콘텐츠도 다양하게 갖춰 주 타겟 연령층인 2030 MZ세대의 높은 호응을 얻으며 개점과 동시에 핫플레이스로 자리잡는 사례도 많다. 이는 자연스러운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로 이어지는만큼, 기업들 역시 SNS에 업로드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소품부터 채광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쓴 트렌디한 공간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가 운영하는 카페 ‘뮬라’(사진=뮬라)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가 운영하는 카페 ‘뮬라’(사진=뮬라)

‘제품 없는 브랜드 공간’ 운영…MZ세대 성지로 자리잡아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제품 없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메시지만을 가득 담은 공간들이다. 최근 시몬스에서 침대 없는 그로서리 스토어를 운영하며 MZ세대들에게 큰 화제를 낳았듯, 패션업계 역시 구매에 대한 부담을 줄여 고객 접근성은 낮추면서도 브랜드의 가치관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는 2017년부터 가로수길에 카페 뮬라를 운영하고 있다. 뮬라가 전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삶과 휴식’을 재해석한 공간으로, 화이트앤 그린톤의 인테리어와 대리석을 활용한 테이블, 넓은 통창까지 마치 잘 가꾸어진 개인 정원에 온 듯한 프레쉬한 느낌을 선사한다.

공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패션 브랜드 중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누데이크’도 있다. 젠틀몬스터는 이전부터 목욕탕, 만화방, 인형의 집 등을 주제로 쇼룸을 선보이며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다양하게 선보인 바 있다. 특히 누데이크는 재미있는 디저트와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젠틀몬스터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을 선보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아크켓 플래그쉽 스토어(사진=아르켓)
아크켓 플래그쉽 스토어(사진=아르켓)

플래그십스토어 내에 카페 공간 마련, 특별한 감각을 선사하는 패션 브랜드들도 다양

플래그십스토어와 카페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 역시 다양한 패션브랜드들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다.

스웨덴 패스트 패션 기업 H&M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ARKET)은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내에 ‘아르켓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르켓이 추구하는 방향과 분위기를 한껏 담은  각종 음료와 페이스트리, 스낵류로 구성된 베지테리안 메뉴를 제공한다. 북유럽에서 온 브랜드 특색에 맞춰 패션부터 인테리어, 푸드를 아울러 아르켓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실제로 카페에서는 세계 각국의 영향이 가미된 전통 북유럽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코오롱FnC ‘을지다락’(사진=코오롱코오롱FnC)

국내 기업 중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에서 운영하는 멀티 플래그십스토어 을지다락도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을지로 지역 특색을 녹여낸 2개층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낡고 오래된 건물과 상반되는 내부 인테리어의 조합으로 레트로 감성을 한껏 뽐낸다. 코오롱FnC 브랜드의 자체 상품, 콜라보 등 의류, 잡화, 문구 등 다양한 제품과 함께 카페와 전시, 체험 등 고객이 오감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을지다락의 컨텐츠는 비정기적으로 달라진다.

또 다른 이색 마케팅은 바로 거대한 크기의 조형물을 행사장 중심부에 설치하는 방법이다. 브랜드나 제품의 특징을 표현한 조형물을 매개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동시에,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젊은 층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초대형 조형물이 설치된 브랜드 행사장은 인증샷을 남기려는 인파가 몰려드는 등 ‘인증샷 스폿(SPOT)’으로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 햇반솥반 에버랜드 팝업 행사(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햇반솥반 에버랜드 팝업 행사(사진=CJ제일제당)

에버랜드에 뜬 초대형 솥 ‘CJ제일제당 햇반솥반’

CJ제일제당은 5m 크기의 대형 솥을 가족 나들이객들의 성지인 에버랜드에 설치했다. 에버랜드 동물원 ‘씨라이언 빌리지’ 맞은편에서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즉석 영양 솥밥 브랜드 ‘햇반솥반’의 팝업 행사로, 솥뿐만 아니라, 전복, 소고기, 밤 등 햇반솥반 신제품에 활용된 원물의 대형 조형물의 인증샷이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이번 행사에서 솥의 역사를 주제로 한 페이크(FAKE) 전시회인 ‘히스토리 오브 솥(History of sot)’도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운영한다. 전시회는 솥밥을 즉석밥 형태로 출시한 햇반만의 혁신적인 제조기술력을 위트 있게 표현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높은 퀄리티의 다큐멘터리 영상으로도 제작돼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현대서울에 설치된 베어 벌룬(사진=더현대서울)
더현대서울에 설치된 베어 벌룬(사진=더현대서울)

엄청나게 큰 곰 풍선이 여의도에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은 목동점 등 점포 6곳에서 각각 전시하던 곰 풍선(베어 벌룬)을 더현대서울에 모았다. 이달 16일까지 더현대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4~6m 초대형 곰 풍선 6개를 전시한다. 곰 풍선은 빨간색, 노란색 등으로 빛나며 사랑(Love), 평화(Peace)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임지빈 작가의 작품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상의 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꾼다는 취지다. 더현대서울 곰 풍선을 찍은 사진과 해시태그를 SNS에 올리면 30여 명을 추첨해 친환경 어메니티(호텔에서 투숙객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물품)를 제공한다.

제2회 스타필드 벌룬 페스티벌(사진=스타필드)
제2회 스타필드 벌룬 페스티벌(사진=스타필드)

메이플스토리 캐릭터가 다 모였다, ‘스타필드’

스타필드는 ‘제2회 스타필드 벌룬 페스티벌’을 운영 중이다. ‘Always Blooming'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스타필드에서 넥슨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와 함께 동화처럼 펼쳐진 피크닉 장면을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벌룬 페스티벌은 스타필드 하남, 고양, 안성에서 4-5월에 걸쳐 열렸으며, 6월 19일까지 스타필드시티 명지에서 진행된다. 메이플스토리의 대표 마스코트인 ‘핑크빈’부터 ‘예티’, ‘슬라임’, ‘주황버섯’, ‘돌의정령’ 등 인기 캐릭터들의 대형 벌룬이 전시되며, 현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인증샷 이벤트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