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경주에서도 야간 궁투어 즐겨볼까
서울에서도 경주에서도 야간 궁투어 즐겨볼까
  • 김다솜
  • 승인 2022.07.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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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과 월지 ⓒgettyimagesbank
경주 동궁과 월지 ⓒgettyimagesbank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이런 때 적절한 야외활동이라 하면 워터파크나 바다, 계곡 등에서의 물놀이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보다 좀 더 정적인 활동을 찾는다면 선선한 밤 궁궐 안을 거닐어보는 건 어떨까? 전국 야간 궁투어 정보를 소개한다. 

 

■ 서울 창경궁

서울 5대 궁 중 하나인 창경궁은 성종 14년에 세조비 정희왕후, 예종비 안순왕후, 덕종비(추존왕) 소혜왕후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이다. 수강궁은 세종즉위년, 세종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의 거처를 위해 마련됐다. 

창경궁은 덕수궁과 함께 휴궁일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별도의 예약없이도 야간에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입장 시간은 아침 9시부터 밤 8시까지, 관람시간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다. 관람요금은 만 25세부터 64세까지 1000원이다. 

창경궁은 야간개방구역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기간별로 야간개방구역 이동시간이 다르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오후 6시30분부터 야간개방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야간개방구역은 홍화문, 명정전, 통명전, 춘당지, 대온실 권역 등이다.

이중 명정전은 창경궁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야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아주 깜깜할 때보다 일몰 즈음 방문하면 명정전의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옥천교 무지개 다리 역시 야간에 방문하면 좋은 스팟 중 하나로 꼽힌다. 

 

■ 수원 문화재 야행

좀 더 특별한 야간 궁투어를 즐기고 싶다면 경기도 수원을 주목할 만하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가 집적·밀집된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의 특색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야간문화 향유 프로그램으로, 전국 25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올해 수원 문화재 야행은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일대에서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된다. 

행사 기간 동안 밤 10시까지 화성행궁 특별야간관람을 즐길 수 있다. 화성행궁은 한국의 행궁(왕이 궁궐을 벗어나 머무는 곳)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며, 본래 관람 가능시간은 매일 저녁 6시까지다. 입장 요금은 성인 1명 기준 1500원이며, 입장 마감 시간은 밤 9시 30분이다. 

이를 비롯해 수원 문화재 야행은 야경, 야시, 야식, 야숙 등 8야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아름다운 미디어아트로 단장한 성곽길을 걸으며 특별한 여름밤의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 충남 백제문화단지 

충남 백제문화단지는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백제왕궁을 재현한 곳으로 100만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왕궁의 모습을 재현한 사비궁을 비롯해 능사, 위례성, 생활문화마을에 이르기까지 백제시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본래는 야간개장 요일을 별도로 두고 있지만 7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는 상시운영한다. 야간개장 시간은 오후 6시부터 밤 19시까지이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다. 유료 시설인 사비로 열차를 이용하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백제문화단지는 올해 ‘밤 도깨비 소탕 대작전’, ‘백제의 고향 원혼의 소리’ 등 다양한 야간개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야간개장 입장객에 한해 청사초롱을 1000원에 대여하고 있으며, 8월 28일까지는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늘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열기구 체험도 진행 중이다. 

 

■ 경주 동궁과 월지 

경주시에 위치한 통일신라 시대 궁궐 유적인 동궁과 월지도 밤에 떠나기 좋다. 특히 8월 31일까지는 무료 개방 기간으로 부담없이 들릴 수 있다. 기존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이다. 운영 시간은 밤 10시까지이지만 입장은 밤 9시 30분에 마감된다. 

과거에는 이곳을 ‘안압지’라고 불렀다. 이는 신라시대의 명칭이 아닌 조선 초기 동국여지승람과 동경잡기 등에 기록된 것이다. 그러나 1980년 안압지에서 발굴된 토기 파편 등으로 이곳의 본래 명칭이 월지였다는 사실을 확인됨에 따라 최근 정식 명칭도 동궁과 월지로 변경됐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호수를 둘러싼 조명들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어두워질수록 선명해지는 조명은 호수에 반사되며 근사한 장관을 만들어낸다.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경주 여행 필수코스로 꼽히는 곳인 만큼 인파가 몰릴 수 있는 점은 감안하길 바란다. 

또 현재는 단청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건물 주변 관람은 불가하며 외곽 산책로를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