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진 ‘이웃사촌’..1인가구일수록 이웃과 심적 거리 멀어 
희미해진 ‘이웃사촌’..1인가구일수록 이웃과 심적 거리 멀어 
  • 김다솜
  • 승인 2022.08.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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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은 이제 말 그대로 ‘옛말’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이 누구인지 아예 모르는 경우가 전보다 더 많아졌고, 지역사회 활동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웃 및 동네(지역사회)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전체의 절반(55.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2019년 조사 때 60.2%가 나온 것에서 소폭 감소한 것이다. 옆집에 대한 상세 인지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6.6%)으로, 대부분 나의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정도만 알고 있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웃과 인사 이상의 교류를 나누지 않는다는 응답도 2019년 77.6%에서 올해 82.7%로 더욱 증가하며 우리 사회의 이웃 문화가 보다 삭막해졌음을 나타냈다. 

이웃과 교류를 하지 않는 이유(중복응답)로는 ▲이웃과 마주칠 일이 별로 없는 편(58.6%) ▲굳이 교류를 하지 않아도 불편한 일이 없기 때문(50.8%) ▲이웃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짐(35.2%) ▲인사나 교류를 해야 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함(34.0%) 등이 꼽혔다.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이웃사촌의 의미는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는 55.0%에서 56.9%로 3년여 사이 소폭 상승했다. 특히 1인가구(75.0%)와 오피스텔 거주자(84.3%)일수록 이웃사촌의 의미를 더욱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 삶에서 이웃과의 원만한 관계는 중요한 편이라는 응답율은 60.8%였으며 특히 고연령층과 유자녀 기혼자, 단독주택 거주자 등이 원만한 이웃관계의 중요도를 더 높이 평가했다. 이웃에게 위급상황 발생시 기꺼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도 86.2%로 매우 높았다. 반면 자신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은 46.6%에 그쳤다. 

이웃과의 교류 의향은 전반적으로 높지 않았으나 ‘동네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은 82.%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대 응답자의 경우 동네 친구가 필요하다는 응답율은 82.7%이었는데, 이웃과 부대끼며 살던 예전 모습이 훨씬 낫다는 응답율은 30.8%에 그쳐 이웃과 동네친구의 개념을 분리해서 바라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거주지에 대한 인식 수준도 전 연령대에서 높지 않은 편이었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 역시 이전보다 소폭 하락(35.5%→34.1%)했다. 다만 현 거주지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인지율은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의 부동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지역사회 활동 참여 2019년 34.4%에서 올해 27.7%로 전보다 더욱 감소했다. 주요 원인(중복응답)으로는 ▲개인의 무관심(58.4%) ▲개인 시간 부족(49.8%) ▲공동체 의식 결핍(37.8%) 등이 꼽혔다. 

다만 주목할 만한 점은 ‘자가 소유주택이 있다면 동네에 대한 애착이 높아질 것 같다’는 응답이 2019년 72.7%에서 올해 78.8%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 동네에 정을 붙이는 일도 어려워지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우리 동네’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데에 동의한 응답자는 76.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