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자열 회장…자전거는 ‘취미’ 앞세운 사업?
LS그룹 구자열 회장…자전거는 ‘취미’ 앞세운 사업?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3.03.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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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클로…중기적합업종 지정됐지만, 사업철수 안 하는 이유

LS그룹의 과거 효자 계열사였던 LS네트웍스의 자전거 소매와 생산사업이 문어발 사업 확장으로 발목이 잡혀 난항을 겪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동생인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이 직접 사업확장에 열을 올린 자전거 유통사업이 지난달 5일 제21차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자전거 소매업, 제과점업, 외식업 등 총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게다가 이번 조치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LS네트웍스는 자전거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하나 이는 새 정부의 창끝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011년 LS네트웍스 영업이익은 58억 원으로 전년(261억 원) 대비 77.8% 감소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순이익 역시 123억 원으로 전년(227억 원) 대비 45.8%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 지난달 중순 서울 마포구의 한 직영매장이 문을 닫았다가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 ⓒ데일리팝
2012년 LS네트웍스는 스포츠브랜드 유통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살려 ‘바이클로’ 1호점을 오픈하면서 자전거 유통사업에 진출했지만 대기업의 진출로 논란이 됐던 자전거 소매업이 서비스 업종에서 대기업의 사업축소 및 진입자제 등의 권고를 받았다.

자전거 소매업이 중기 적합업종에 포함되면서 LS그룹 계열사 LS네트웍스의 바이클로는 직영매장 수를 지난해 말 기준에서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LS네트웍스는 자전거 매출 중 소매매출의 비중을 2015년 내 50% 이하로 단계적 축소를 해야 한다.

구자열 회장 자전거 취미 앞세운 사업?

LS그룹의 자전거 사업 구상이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구자열 회장의 못 말리는 자전거 사랑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대기업의 등장은 바이클로 매장 인근 영세상인들의 매출 감소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따가운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에 LS네트웍스는 지난해 2월에 철수하기로 약속했지만, 2012년 내내 일부 매장에서 소매영업을 계속하면서 영세상인들의 반발을 불렀다.

자전거 소매 개인사업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LS네트웍스가 소매업 철수를 약속했지만 시늉만 하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개인 소매점과 다를 바 없는 상품의 구성과 매출이 떨어지는 일부 매장의 정리 등은 LS네트웍스의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LS네트웍스가 소매업 철수 약속을 이행한다며 정리한 매장은 매출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매장들이라는 것이다.

영세 자전거 소매점 이모 씨는 “LS네트웍스가 자본력을 앞세워 좋은 상권을 독점하고 가격 할인 공세를 하고 있어, 많은 영세 점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하거나 폐점했다”며 “바이클로는 대형마트가 대량 매입한 제품을 싸게 팔아 주변 상권을 잠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좌)과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우) ⓒLS그룹 홈페이지
바이클로 매장 인근에서 자전거 소매업을 하는 일부 개인 소매점들은 바이클로가 문을 연 뒤로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LS네트웍스는 “소매업 철수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입장만을 반복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상품의 구성 등은 자전거소매업협회와 합의를 진행 중 이고, 합의가 되면 앞으로 개인사업자들과 중첩되는 품목은 제한하여 유통 판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자전거 연구도 없이 생산을 계획하는 LS네트웍스

LS네트웍스는 자전거 소매업이 직격탄을 맞자 자체(PB)브랜드 자전거와 전기자전거 생산 등 제조분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바이클로가 취급하는 자전거 브랜드는 BMC, 에디 먹스, 루이가르노, 다혼, 코가 등 모두 해외 수입브랜드지만 PB 브랜드 자전거와 전기자전거 등 자체 브랜드를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S네트웍스는 삼천리ㆍ알톤 등 다른 국내기업들처럼 대리점 도매 영업을 늘려 상대적으로 소매 비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중소 전문업체인 파워라이드와 손잡고 전기자전거 ‘토마’를 출시했던 LS네트웍스는 새 브랜드를 출시하고 바이클로에서 독점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LS네트웍스가 지난해 중순부터 판매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전기자전거도 한 벤처기업이 연구 개발한 제품이다.

그간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클로를 통해)결국 하려는 것은 자전거 생산”이라며 “생산을 위해 유통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몇 달 내 자체 브랜드의 자전거를 내놓을 계획에 있다”면서 바이클로가 골목상권 침해를 위한 사업이 아님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구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 LS네트웍스는 지금까지 자전거 생산을 위한 R&D투자 등은 시도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LS네트웍스 관계자는 “따로 연구 개발을 하고 있진 않다”며 “현재 생산관련 기반시설에 대해 검토 중이고,자전거 역시 자동차처럼 완제품 생산에 따른 기반화가 팔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직영점에서 자전거를 매장에 들이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창고로 쓰이고 있다”며 “현재 11개의 소매점 매장은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