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변호사 이야기] 혹시 내 술에?...퐁당 마약의 위험성
[알쓸신잡 변호사 이야기] 혹시 내 술에?...퐁당 마약의 위험성
  • 이영순
  • 승인 2022.10.24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대구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변호사
사진=대구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변호사

 

대구고법은 노래방에서 여성의 맥주잔에 졸피뎀 성분 약을 타 정신을 잃게 한 후 모텔로 데려가 강간한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차량에 동석한 여성에게 졸피뎀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강간하고,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은 대구지법 서부 지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최근 클럽 등에서 술이나 음료에 몰래 마약을 타 중독되게 만들거나 의식을 잃게 한 뒤 성범죄 등을 저지르는 ‘퐁당 마약’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경찰이 음료에 마약이 섞였는지 간편히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검사 키트를 개발해 내년부터 시중에 보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마약류 관련 정보를 온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여기에 제조법까지 노출되어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한 다이어트나 성 기능 관련 제품에 마약 성분이 들어가 있어 곤경에 빠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온라인을 통한 마약거래는 20~30대 젊은 층의 중독자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20~30대는 중·장년층에 비해 인터넷이나 다크 웹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고 별다른 죄의식 없이 호기심에 마약을 구매, 시작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경향 또한 짙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구한 마약들은 클럽 등에서 퍼지고 있는 ‘퐁당’ 수법에 쓰이기도 한다. ‘퐁당’은 술·음료수 등에 몰래 마약을 빠뜨리는 행위를 일컫는다. ‘퐁당’에 당해 한번 마약을 접한 이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서 중독자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남성들이 상대 여성에게 몰래 필로폰을 먹인 사례는 법원 판결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청주지법은 2019년 2월 연인의 커피에 필로폰 0.04g을 섞어 마시게 해 마약 투약자로 만든 남성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018년 10월 경기 포천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필로폰 0.04g을 연인의 커피에 섞은 남성도 같은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은 지난해 10월 27일 대전 중구의 한 모텔에서 성관계를 할 목적으로 상대방 여성의 커피에 필로폰 0.02g을 몰래 타서 마시게 하고, 이후에도 이 여성에게 마약을 주사하거나 성관계를 하면서 동영상으로 촬영한 남성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마약류는 한 번의 호기심이나 실수로 경험하더라도 중독성과 의존이 생겨 끊기 어렵고, 끊더라도 뇌 손상을 일으켜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 때문에 처음부터 마약류에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본인이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접하게 되었다면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움말 : 대구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