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세플라스틱 걱정없는 친환경 식물빨대 제작, 소셜벤처기업 '비어스'
[인터뷰] 미세플라스틱 걱정없는 친환경 식물빨대 제작, 소셜벤처기업 '비어스'
  • 김수진
  • 승인 2022.11.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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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비어스 김인수 대표
사진 : 비어스 김인수 대표

2015년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발견된 바다거북의 영상은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바다거북의 콧구멍에 10cm가 넘는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모습이었다. 플라스틱 빨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더욱 쉽게 미세화되고 바닷속 생물들에게 축적된다. 이러한 바닷속 생물을 먹는 인간의 몸 안에도 고스란히 쌓인다. 무심코 사용했던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오염의 주요한 원인이 될 뿐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친환경 빨대를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강원도 영월의 소셜벤처기업 '비어스'도 친환경 빨대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지난 11월 11일 빨대 공장을 설립한 '비어스'를 김인수 대표를 만나 비어스의 식물 빨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Q. 비어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A. 버려지던 농업 부산물, 불법 소각되면서 환경 문제를 일으켰던 보리·밀·갈대 줄기를 빨대로 만드는 등 식물 빨대를 제작하고 있는 소셜벤처기업이다. 기업명 '비어스'는 보리와 밀은 줄기처럼 비어있다는 의미와 '우리가 되자(Be Us)', '지구가 되자(Be Earth)'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앞으로 폐기물로 버려지던 자원을 활용해 가치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기업, 기술로 환경을 지키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Q. 친환경 빨대 사업, 그 중에서도 식물 빨대 제작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힌 바다거북의 영상을 보고 수백년간 썩지 않는 플라스틱 대신 새로운 빨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종이 빨대는 제작 과정에서 플라스틱 빨대보다 온실가스를 5.5배나 더 배출하고, 옥수수 전분이나 사탕수수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빨대는 실제로 자연에서 썩는 기간이 30년 이상이라고 한다. 이에 식물 빨대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진 : 비어스 보리빨대
사진 : 비어스 보리빨대

Q. 비어스에서 제작한 보리빨대, 밀빨대, 갈대빨대에 대해 설명해달라. 

A. 기존의 식물 빨대 제품은 가격이 비싸거나 굵기가 너무 가늘고 풀냄새가 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비어스는 자동생산공정과 손쉬운 멸균처리 방법을 개발해 식물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제작비를 낮췄다. 줄기의 직경이 빨대로 사용하기 적당한 보리 종자도 발굴했다.

이 종자는 '비어스 종자'로 이름을 붙였고, 강원도의 한 농가에서 독점 계약 재배해 빨대를 만들기로 했다. 무엇보다 비어스가 개발한 보리빨대, 억새빨대, 밀빨대는 모두 식물 줄기원형을 그대로 가져와 세척, 멸균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자연에 그대로 버릴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Q. 기계 개발이 수월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A. 맞다. 기계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온 팀원들 덕분에 다양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비어스'의 제품은 팀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식물 빨대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도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과거 선조들의 지혜에서 가져온 우리 모두의 아이디어다. 따라서 많은 농가에서 직접 빨대를 만들어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강원도 영월군 청년사업단과 협력해 지난 11월 11일 빨대공장을 개설했다. 향후 강원도 영월에서 자라는 보리와 정선군 억새를 이용해 보리빨대와 억새빨대를 개발할 계획이다. 나아가 전북부안농가와의 협력으로 밀빨대까지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지역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지역축제를 만들어갈 계획도 있다. 영월군과의 협력으로 보리농원을 만들고 동강 둔치를 활용해 보리축제와 더불어 보리빨대 만들기 체험학습 등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비어스의 식물 빨대가 기존 빨대들을 점진적으로 대체해, 국내외 많은 곳에서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EGS경영을 고도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