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된 템플스테이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템플스테이는 당시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에게 한국 불교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불교계와 당시 문화관광부가 함께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당초 33개 사찰에서 시작한 템플스테이는 올해 기준 전국 140여곳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총괄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템플스테이를 통한 누적 불교 문화 체험 인원은 6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11%에 해당하는 65만여명은 외국인이었다.
템플스테이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이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푸르고 깨끗한 자연 속에 자리잡은 고요한 산사에서 시간을 보내며 나를 찾는 힐링 여행으로도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009년 템플스테이를 ‘세계의 성공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개최한 ‘관광과 성지순례’ 국제회의에서는 템플스테이가 종교관광 우수사례도 발표되기도 했다.
템플스테이는 주로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 당일형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 틈을 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사찰 안내나 참선체험, 다도, 염주 만들기 등 체험을 선택해 참가할 수 있다.
체험형 프로그램은 계절 또는 참가자들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르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연등 만들기, 108배 등 불교문화를 경험해보는 프로그램부터 야생녹차 만들기, 갯벌 탐사 등 자연환경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 등 사찰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휴식형 프로그램은 사찰에 머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정해진 일과 중에 예불, 공양, 사찰 안내 및 예절교육 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그렇다면 이 겨울, 찾아갈 만한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연말연시를 새롭게 보내고 싶은 이들에겐 충남 공주시 계룡산에 위치한 갑사를 추천한다. 갑사는 ‘새해 기운 솟음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연말연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구성, 보물투어, 타종체험, 저녁·새벽예불, 새해 맞이 타종 등을 준비했다.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에 자리한 백담사 역시 ‘산, 바다와 함께하는 해넘이·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준비했다. 돌탑 쌓기, 요가형 108배 배우기, 희망 서원문 쓰기, 새해 타종 해맞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운 이들이라면 수도권에서도 템플스테이를 즐겨보자. 서울 종로 조계사는 ‘경복궁 책방길’과 연계한 1박 2일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책방길 산책, 독서, 책 구절 낭독, 108배, 새벽예불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비는 8만원이며, 현재 1월 13~14일 일정 예약이 가능하다.
경기 남양주 봉선사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비밀의 숲 산책’이라는 이름의 1박2일 체험형 템플스테이가 진행된다. 108배, 108염주 만들기, 스님과의 차담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광릉 비밀의 숲에서 걷기 명상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