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셀프 연임’ 논란에 CEO 재공모…노조 측 “구 사장 사퇴가 먼저”
KT, ‘셀프 연임’ 논란에 CEO 재공모…노조 측 “구 사장 사퇴가 먼저”
  • 정단비
  • 승인 2023.02.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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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홈페이지
사진=KT 홈페이지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 문제를 백지화했다. KT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이사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결정하자, ‘셀프 연임’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을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불투명성을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KT새노조 역시 “결국 구현모 사장의 무리한 연임이 또 다시 큰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구현모 사장이 이번 재심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공개적 표명을 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애초 KT새노조는 물론 시민사회와 국민연금에서도 반대했던 횡령사범구현모 사장을 이사회는 터무니 없게도 연임우선심사라는 명목으로 셀프연임, 황제연임시켰다가 커다란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자 구현모 사장이 나서 공정한 경쟁을 자청했고, 이를 이사회가 수용해 KT 내외의 27명 후보자를 대상으로 재심사를 거쳐 다시 구현모 사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그러나, 혼란은 더욱 거세졌고, 심지어 임기 만료된 임원들을 1개월 단위로 재계약하는 등 사살상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또 다시 이사회가 구현모 사장 연임 결정으로 인한 혼란에 대한 반성 없이, 구현모 사장 거취에 대한 결정 없이 재공모 재심사를 추진하겠다 하면 이는 누가 보더라도 이사회가 혼란을 수습하는 게 이나라 혼란을 더위 조장하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이지 않겠냐며 비판했다.

이어 문제의 핵심은 기준의 투명성의 결여라고 강조하며, 국민기업 CEO에 회사 돈을 횡령해 미국SEC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게 만든 범법관련자가 아무런 내부 견제 없이 또 다시 CEO에 오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 없이 구사장을 온갖 꼼수로 연임시키려 했다는 게 이사회의 반성이 필요한 핵심 대목 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사회는 먼저 KT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연루된 자들을 후보로 제외하는 결의부터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준이 확립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사회의 재공모는 또다시 구현모 사장을 뽑기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라는 것.

노조 측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사회는 대혼돈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비상한 사명감을 갖고 신속히 정치자금법 및 횡령관련자를 제외한 상태로 재공모 재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구현모 사장은 KT를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이번 재심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거취 표명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하려 했으나, 구 대표가 경선을 제안하며 후보심사를 진행했다. 구 대표는 두번째 심사에서도 단독 후보로 낙점돼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연임안 통과를 앞두고 있었다. 

KT는 10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정기 주총부터 2026년 정기 주총까지 3년간 KT를 이끌 대표이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