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택시호출 몰아주기에 257억 과징금..무료호출 폐지될까
카카오T, 택시호출 몰아주기에 257억 과징금..무료호출 폐지될까
  • 김다솜
  • 승인 2023.02.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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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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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 수를 늘리기 위해 배차 방식을 조작하고 호출을 몰아줬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공정위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중형택시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조작해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를 우대한 행위(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하는 ‘일반 호출’과 최대 3000원의 수수료를 내는 ‘블루 호출’ 등으로 구분된다. 비가맹 택시는 일반 호출만을, 블루택시는 일반과 블루 호출을 모두 수행한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를 늘리기 위해 일반 호출에서도 가맹 택시에 특혜를 준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4월 중순까지 호출한 이용자가 있는 곳에 도착시간이 짧은 기사에게 호출을 배차하는 로직(ETA방식)을 운영했다. 그러나 카카오T블루가 일정 시간 내의 거리에 있으면 일반 택시가 그보다 가까이 있어도 카카오T블루를 우선 배차했다. 

2020년 4월 중순부터는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기사를 우선 배차한 뒤 실패하면 ETA 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배차 로직을 변경했다. 이때 AI 추천은 콜카드 수락률이 40~50% 이상인 기사들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콜카드는 기사에게 승객 호출 사실을 알리고 수락 여부를 묻는 앱 알림이다. 

아울러 수익성이 낮은 1km 미만 단거리 배차에서 가맹 기사를 제외하거나 AI 추천 우선 배차에서 단거리 배차를 제외함으로써 가맹기사가 단거리 호출을 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가맹택시는 일반택시보다 월평균 35~321건의 호출을 더 받았고, 평균 수입은 1.04~2.21배 높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 판단에 즉각 유감을 표명에 나섰다. 가맹택시에 대한 혜택은 없었으며 이용자의 편익만을 위해 배차 제도를 운영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가맹과 비가맹을 구분하는 배차로직이나 몰아주기는 없으며 배차 시간 최소화만을 목표로 배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제재와 관련해 행정소송 제기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초 경영진 회의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 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 폐지를 통해 가맹택시에 호출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가 폐지되면 카카오T 이용자들은 카카오T블루만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택시비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T 일반 호출까지 없어지면 이용자들의 택시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