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甲 중의 甲’…비정규직은 파리 목숨?
삼성중공업, ‘甲 중의 甲’…비정규직은 파리 목숨?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5.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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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갑(甲)으로서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거제지역일반노조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1년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해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거제지역일반노조는 “삼성중공업이 게임 전자상거래, 외부 사이트 접속 등 업무 시간 중 근태불량, 공금유용, 금융다단계, 사내불화 등 단발성 이유를 근거로 해고를 종용하고 있다”며 “경고, 정직, 감봉 등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즉시 권고사직으로 압박하는 등 정리해고를 단행해 ‘직원 길들이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어서 전했다.  

▲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실제로 박모 씨는 지난해 9월 업무 시간 중 뉴스검색과 인터넷 카페 접속이 문제가 돼 근태불량으로 징계해고됐으나 회사의 해고가 지나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 복직판정을 받아낸 바도 있다. 

또 지난 20일 삼성일반노조 사이트에 올라온 ‘삼성중공업(주) 비정규직 차별에 관한 보고’에 따르면 임금과 휴무일수, 후생복지 등에서 극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고용 불안과 ‘계급사회의 발현’이라는 표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삼성중공업 내에 근무하는 사내 협력업체와 분사의 신규인력 등의 비정규직과  분사의 이관인력을 포함하는 정규직 간의 차별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동일한 호봉에서 정규직 노동자의 연봉과 공식적인 보너스(상여금)가 100%라고 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55 ~7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기휴가의 경우 정규직은 8일(주말 포함)로 결정되어 있으나 비정규직의 경우 3~5일(주말 포함)밖에 되지 않고, 본인과 가족에 대한 진료ㆍ치료비와 교육비 등을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정규직과 달리 비정규직은 그렇지 않다.

가장 큰 문제인 고용 부분에서는 사내 협력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6개월 이내에는 다른 사내 협력사에 입사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이직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놓여졌다.

이로 인한 차별의 지속으로 인해 중세시대에나 볼 수 있는 계급이 만들어져 정규직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까지 비정규직 직원들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 ⓒ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이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상적인 업무 차원의 감사는 진행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징계해고됐다가 복직된 사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차별에 관한 보고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확한 구분이 없이는 자세한 내용을 말할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6개월 이내에는 다른 사내 협력사에 입사할 수 없게 한 부분 등은 “협력업체나 분사의 인력은 직접 관여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