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 결합에 HD현대, 이의 제기만 4번째..이유는 견제?
한화-대우조선 결합에 HD현대, 이의 제기만 4번째..이유는 견제?
  • 정단비
  • 승인 2023.04.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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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고 있어 내막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공정위 외에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등 7개 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고, 지난달 31 EU를 마지막으로 모든 해외 당국으로부터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업계에서는 기업결합 심사가 지체되는 것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2월 19일 한화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자마자 네 차례나 이의제기를 제기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HD현대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기술 정보도 차별적으로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방산 관계자들은 방산의 특수성을 안다면 이런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추진체계나 전투체계, 소나체계 등 함정 부품이 민간기업이 아닌 방위사업청에 관급(방사청에 직접 납품)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가격이나 거래 조건의 차별은 있을 수 없고, 민간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도급계약의 경우도 부품 업체가 민간기업에 차별적으로 견적을 제공하는 경우 입찰평가시 방사청에서 인지하기 때문에 가격 차별은 실제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대우조선 매각 당사자인 산업은행은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최종 수요자로 기술, 가격 등이 강력히 관리되는 방산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경쟁사가 제시한 저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공정위 승인 불발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가 실패할 경우 더 이상 자금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까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화는 대우조선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면서 특수선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내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곧바로 대형 크레인 도입과 도크 보수, 각종 의장작업을 위한 샵 증축 등 특수선 건조시설 현대화 할 예정이지만 이 모든 것이 지연되면 대우조선의 정상화도 늦어지는 셈이다.

대우조선은 2010년까지만 해도 수상함 시장의 강자였지만 잇딴 매각 실패와 경영 악화 장기화로 특수선(방산)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이 부족해 HD현대 등 경쟁사에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5월 8000억원 규모의 충남급 호위함 5·6번함 수주전, 하반기 1조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KSS-III Batch-II) 3번함 건조 사업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의 정상화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업계 절대강자인 HD현대의 상황은 유리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HD현대가 대우조선과의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기업결함 심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HD현대을 향한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우조선과 관련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재판 판결문도 열람 불가 조치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HD현대가 지난 2020년 8월 총 7조 원 규모에 달하는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을 둘러싸고 0.056점 차이로 떨어진 대우조선이 방사청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바가 있다.

앞서 2020년 2월 HD현대 특수선사업부 소속 9명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지난해 11월 울산지방법원(1심)으로부터 전원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은 법원은 HD현대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를 KDDX 기본설계 입찰에 활용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며 기각됐다.

이런 가운데 방사청이 판결문을 볼 수 없어 입찰참가제한 등의 제재를 검토할 수 없다는 내용을 밝히며 논란이 되고 있다.

HD현대 직원들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에 대해 후속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해당 판결문을 울산지법에 요청했지만 판결 당사자의 공개제한 신청에 따라 판결문 제공이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판결문 열람을 막는 이유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방사청은 향후 판결문을 확보해 KDDX 사업과 HD현대의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