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절반은 빈곤 시달려…노인·여성 빈곤율 ‘심각’ 
1인가구 절반은 빈곤 시달려…노인·여성 빈곤율 ‘심각’ 
  • 김다솜
  • 승인 2023.04.2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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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인가구 빈곤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성일수록, 노인일수록 가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2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인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47.2%로 집계됐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가처분소득은 개인소득 중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을 가리키는데, 비소비지출이란 소비와 직접관련이 없는 지출로 대출이자, 세금, 임대료 등이 포함된다.

2020년 기준 1인가구의 중위소득은 175만7000원으로 가처분소득기준 상대적 빈곤율이 높다는 것은 저축이나 소비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87만5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1인가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5년간 1인가구의 빈곤율을 살펴보면 ▲2016년 54.0% ▲2017년 52.1% ▲2018년 52.7% ▲2019년 51.8% ▲2020년 47.2% 등으로 변화했다. 2018년 이후 하향세를 보이곤 있으나 전체 인구 빈곤율(15.3%)과 비교하면 여전히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성 1인가구 빈곤율은 남성보다 높았다. 2020년 기준 여성 1인가구의 빈곤율은 55.7%, 남성은 34.5%다. 다만 2016년과 비교하면 남성(38.7%)과 여성(63.8%) 사이의 성별 빈곤율 격차는 좁아지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년 1인가구의 빈곤율은 무려 72.1%에 달한다. 10명 중 7명 이상이 가난에 내몰려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어 ▲50~64세(중년) 38.7% ▲19~34세(청년) 20.2% ▲35~49세(장년) 19.5% 등의 순으로 빈곤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노인의 빈곤율은 39.0%였다. 마찬가지로 여성(43.9%)이 남성(32.7%)보다 빈곤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빈곤율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공적이전소득의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점이 꼽힌다. 공적이전소득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복지급여 등 공공기관 등에서 개인에게 지급되는 소득을 말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의 ‘빈곤전망 모형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85년에도 노인 10명 중 3명은 빈곤한 상태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에 태어난 이들이 노인이 될 때까지 노인 빈곤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노인 소득에서 공적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25.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노인 빈곤율이 20%대로 비교적 높다고 평가받는 일본이나 호주에서조차 공적이전소득은 60%에 육박한다. 

연금연구원은 1인가구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노인빈곤율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가구 내 노인 부양자가 동거하지 않음으로써 빈곤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1인 노인가구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적이전소득만으로도 빈곤선 이상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제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