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鬼胎) 발언으로 '얼음'된 여의도와 청와대
귀태(鬼胎) 발언으로 '얼음'된 여의도와 청와대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3.07.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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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홍익표 원내 대변인의 ‘귀태(鬼胎)’발언이 폭언이고 망언이라는 청와대의 비난과 함께 정국이 한여름임에도 얼어붙고 있다.

청와대는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鬼胎)’라고 표현한 민주당에 대해 “대한민국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홍익표 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의 개인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고 말했다.

▲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발언을 이유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 등 원내 일정을 전면 취소됐다. ⓒ뉴스1
앞서 홍 대변인은 전날 <박정희와 기시 노브스케>라는 책에 나오는 표현 중 하나라며 “일본제국주의가 세운 괴뢰국인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박근혜 대통령)과 일본의 정상(아베 총리,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으로 있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최근 두 분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며 “아베 총리는 노골적으로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박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의 반응은 전날 홍 대변인 발언 직후 김행 청와대 대변인의 “금도를 넘어선 막말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에 비해 그 강도가 매우 높아진 것.

동시에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기록물 예비열람 일정을 취소하는 등 크게 반발하는 등 여권 전체가 초강경으로 대응하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청와대가 민주당의 ‘귀태’ 발언을 문제삼으며 이틀 연속 대응에 나선 것은 대해 “단순히 정치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막말 수준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수석은 말하고 있다.

그 근거로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불복하는 듯한 내용의 발언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앞으로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청와대의 강경 대응에 이어 여당인 새누리당의 대응도 급변했다. 새누리당은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 목록 등에 대한 예비 열람 계획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