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 위 9492명, 마음 돌리게 한 ‘SOS생명의전화’..지난해 구조율 99.6%
한강다리 위 9492명, 마음 돌리게 한 ‘SOS생명의전화’..지난해 구조율 99.6%
  • 안지연
  • 승인 2023.08.17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SOS생명의전화’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구직을 위해 서울로 왔지만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고 살기가 쉽지 않네요. 신용이 좋지 않아 대출받기도 어렵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너무 힘듭니다”, “열심히 취업준비 중인데 취직이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저 혼자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고 있는데 생활비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담 시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상담과 구조가 동시에 이뤄지는 종합 자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SOS생명의전화’ 소방-경찰 Hot Line 연계를 통한 자살시도자 구조율은 2022년 기준 무려 99.6%에 이른다.

운영 12년차를 맞은 ‘SOS생명의전화’는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됐으며,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이다.

'SOS생명의전화’ 이용자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5,404명(57%)으로 여성 3,411명(36%)에 비해 1,993명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075명(32.4%), 10대 2,642명(27.8%), 30대 616명(6.5%) 순으로 나타났으며, 1020 이용자가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상담 유형의 경우 친구 및 이성, 직장생활 등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인관계·적응 관련 상담이 2,399건(20.2%)으로 가장 많았고 진로 및 학업 관련 고민 2,185건(18.4%), 무력감, 고독 등 인생 관련 상담이 1,845건(15.6%)으로 뒤를 이었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교량 내 인적이 드문 밤 9시부터 자정까지 2,445건(25.8%)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609건(59.1%)으로 가장 높았다.

한편 생명보험재단은 ‘SOS 생명의전화’뿐만 아니라 청소년·청년 등 연령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청소년 고민나눔 플랫폼 ‘힐링톡톡’을 오픈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곰돌이 아바타, 대학생 멘토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자신의 마음을 진단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7년 9월부터 SNS 기반 청소년 종합상담시스템 ‘다들어줄개’를 운영하며 전용 앱, 카카오톡 등으로 24시간 모바일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