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브원, 전경련까지 파고들어…‘경제민주화는 죽었다’
LG 서브원, 전경련까지 파고들어…‘경제민주화는 죽었다’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8.28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목상권‧중소기업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요~물?!
박 대통령 청와대 오찬 참석한 구본무 회장…행보에 주목

LG 서브원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신축 회관 관리사업자 결정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그간의 재벌 MRO사업에 대해 다시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서브원이 MRO시장에서 철수한다고 했다가 상관없다고 말을 바꾸기도 하고, 그룹 내로 축소한다고 했다가 골목상권으로 내달린 문어발을 회수하는 등 시장 윤리 무시와 중소업체를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했다는 핀잔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민간 그룹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아닌 기업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 스스로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에만 동반 참석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귀추 또한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오찬 참석한 구본무 회장…말 많은 MRO사업 "어찌할꼬?"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전경련의 지하 6층 지상 50층짜리 대형 신축 빌딩(FKI타워)  관리를 LG그룹 계열사인 서브원이 하게 된다.

전경련은 이미 빌딩 신축 이전에 관리 우선협상대상 업체로 삼성 에버랜드, 한화 63시티를 제치고 서브원을 선정했다고 지난 2월 25일 밝힌 바 있다.

전경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실제 계약(2년 계약)만 하지 않았지 모든 것이 확정된 사안이라 현장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서브원은 전경련과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올해 10월부터 건물자산관리 시장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만큼 계약기간과 금액 등에서 주목받는 성과를 얻게 된다.

비록 서브원의 FM(Facility Management, 건물의 시설관리, 운영, 자산관리 등 건물과 관련한 제반사항을 모두 서비스하는 사업) 부문 매출 규모에 비춰볼 때 큰 사업은 아니라고 하지만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회사를 꿈꾸는 서브원으로서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결과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전경련 신축 회관의 경우 관리에 대한 매출은 연간 70억 원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대외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입원을 하나 확보했다는 것도 의미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사회적, 정치적 질타의 핵심은 서브원이 재벌계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인 데다 LG그룹 구본무 회장 일가의 지분이 많은 (주)LG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주)LG의 최대주주는 10.91%를 보유하고 있는 구본무 회장이다. 또 구 회장의 친동생들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7.7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5.13%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 회장의 양아들이자 그룹 후계자로 알려져 있는 구광모 LG전자 부장이 4.72%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분을 합하면 28.48%이며 여기에다 구 씨 집안과 특수관계인들의 지분까지 합하면 48.59%이다 보니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눈에 띄는 점은 이익배당이다. 2010년 325억 원을 배당한 서브원은 2011년에는 400억 원으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이 35.73%나 됐다. 지난해는 배당성향 38%정도로 약 39억 원정도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를 의식한 듯 구 회장은 지난해 4월 서브원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MRO사업과 고액 배당과 관련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과 여타 재벌은 벌써 손 다 써놨는데…'화수분 곳간 버릴 수 없어'

LG그룹 내에서 서브원의 위치는 계열사 중 크지 않은 회사로 포장돼 있지만 중요한 회사로 인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서브원이 2011년 6월 MRO 사업영역을 계열사와 대기업으로 한정하는 조정안에 합의했다가 지난해 말 동반성장위원회 조사 결과 가이드라인 영업범위 제한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동반위에 따르면 내부거래 비중이 큰 대기업 MRO업체의 경우 3,000억 원 이하 중견ㆍ중소기업과 거래가 제한돼 있으나 서브원은 3,000억 원 이하 중견ㆍ중소기업과 110억 원 규모의 거래를 했다는 것.

이에 대해 당시 서브원 관계자는 “동반위로부터 ‘시정 및 향후준수계획’ 공문을 받았으며 곧바로 ‘준수하겠다’는 회신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2011년에도 서브원은 자체 회의를 열고, 신규사업을 자체 계열사와 대기업으로 한정하는 한편 중소기업과는 거래하지 않으며 현재 거래 중인 중소기업은 계약 완료 시까지만 유지, 대기업과의 거래량은 향후 축소해 나가기로 했음에도 자주 번복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서브원은 또 중소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창고형 공구도매업(MWC 사업)을 접은 것으로 지난 3월 YTN 취재 결과 드러났다.

지난 2010년부터 경남 창원에 대형 공구도매 창고를 열면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중소 공구상들의 반발 속에 회원제 창고형 도매센터를 2년 만에 슬그머니 닫으면서 언론에는 제대로 보도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언론기사와 지난 본지 기사의 댓글에 따르면 서브원은 협력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에 관한 기사와 댓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연속해서, 비록 연간 70억 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전경련 신축 빌딩 관리를 맡게 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편, 본지 ‘LG 서브원, 삼성과 다른 회장님의 ‘두 얼굴’ 곳간 관리’ 기사(2013년 8월 20일자) 취재 당시에이어 이번 취재 시도에도 서브원은 담당자에게 “메모를 전달하겠다”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