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우선,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10월 운영재개…버스는 Yes, 승용차 No
보행자 우선,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10월 운영재개…버스는 Yes, 승용차 No
  • 차미경
  • 승인 2023.09.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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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일시정지 기간 종료, 10월 1일 00시부터 일반차량 통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위치도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위치도

서울시는 지난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실시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정지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10월 1일 00시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운용을 재개하고 올해 10월에서 2024년 3월까지 6개월간 차량을 통제했을 때의 교통, 환경, 문화, 상권 등의 영향을 종합 분석해 내년 6월 최종 운영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삼거리까지 이어지는 550m 거리로서 지난 2014년 1월, 서울시 최초로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으로 지정됐다.

연세로는 2014년 이전까지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좁은 인도에 불법 노점상까지 점유하고 있어 보행자들은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서울시는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하고 연세로의 보도폭을 최대 8m까지 넓혔으며 교통약자의 이동을 고려, 차도와 보도의 턱을 제거해 보행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다만, 2018년 이후 인근 상권과의 경쟁 심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권이 악화돼 서대문구와 지역 상인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했고,이에 시는 지역 상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공감하고 서대문구의 의견을 존중해 올해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모든 차량의 운행을 허용하는 일종의 정책 실험 기간을 가졌다. 

일시정지 기간동안 당초 우려했던 교통혼잡은 크게 발생하지 않았으나 일반차량 진입으로 퇴근시간대(19시 전후) 통행속도가 다소 감소해 정체가 발생했으며 특히 버스 정시성이 악화돼 대중교통 이용객의 불편을 야기했다. 

또한 보행자전용지구로 조성돼 차도와 보도의 턱이 없어 일시정지 후 이면도로에서 연세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보행자간 상충이 발생해 보행자에게 위험요소가 늘어났다. 

차량 통행량 증가로 교통정체가 심화된다면 배기가스를 보행자들이 흡입하게 되는 등 보행자의 건강문제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권 측면에서는 서울신용보증재단 공식 통계자료에 의하면 일시정지 기간인 올해 1분기 신촌역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으나, 유사 대학상권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매출증가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인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연세로 상권 내에서도 상점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연세로는 서대문구과 상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며, 이 공간의 공동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근 대학 학생들도 보행권을 강조하며 차량 통행을 반대하고 있어 단순히 상권매출 수치만을 고려해 전용지구를 섣불리 해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상권의 번성과 쇠퇴는 점포의 경쟁력, 상권 특성,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며 차량통제로 인해 상권이 쇠퇴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시는 연세로에 버스만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을 재개하고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의 각종 추이를 확인한 뒤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2024년 6월 전용지구 존폐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