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교과서…왜,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하는가?
교학사 교과서…왜,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하는가?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3.09.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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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향 기술과 사실 왜곡‧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관련,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전면 수정‧보완한다고 밝혔지만 역사논쟁까지 번지면서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구설수에 오른 이유가 ‘이념 편향성’ 논란 때문이었지만 교육부는 사실관계만 점검해 수정‧보완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진앙은 건드리지 않기로 하면서 교육 현장과 역사학계에 이어 정치권 등이 첨예한 대립을 통해 진영 간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이어 일부 교육청과 단체 등이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취소 요구와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불채택 운동, 다른 교과서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게다가 12일 교학사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대표가 살해 위협을 받았고 직원들에게도 테러 수준의 협박 전화가 온다”며 “발행 포기를 포함해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까지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발행되지 않은 전례가 없지만 교학사가 발행을 포기할 경우 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관련 규정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가 뒤늦게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모두 재검토하겠다’며 나선 한국사 교과서 논란 확산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불길한 조짐은 미리 시그널을 보낸다?

2011년 5월 설립된 학술모임인 한국현대사학회는 현행 역사 교과서의 문제를 쟁점화하면서 역사 교과서의 집필자로 전면에 나서면서 비롯됐다.

지난 5월 당시 한국현대사학회는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 - 중ㆍ고등 한국사 교과서 분석과 제언’이라는 학술회의를 열고 기존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이후 한국현대사학회 전‧현직 회장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집필자로 참가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8월 말 국편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진보 진영에서 우려한 만큼 교학사 역사 교과서 필자들의 우편향적 시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해당 교과서가 김구, 안중근 등을 테러 활동을 한 사람으로 표현한다는 등 역사 왜곡 주장까지 퍼지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확인 결과 교학사 교과서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일부 내용의 표절 시비로 도덕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일부 내용이 ‘위키 백과’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실린 자료 사진들이 구글과 네이버 등 인터넷의 사진을 대거 인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역사단체(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서 역사적 사실 관계 오류나 편파적으로 해석한 대목이 중요한 것만 지적해도 298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 지적사항 중 기본적인 사실관계 오류에 해당하는 것만도 124건에 이른다면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우편향 논란을 넘어 학생들이 배워야 할 교과서로서 기본적인 품격조차 갖추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다.

더군다나 이 교과서가 식민사관에 근거해 일제 식민지 근대화론을 바탕에 깔고 이승만과 박정희의 영웅 만들기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교육부가 더는 역사관의 차이로 이 문제를 내버려두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 성향의 원로 역사학자 16명과 전직 교육부 장관 7명으로 구성된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역사 교과서가 정쟁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며 “교학사 교과서는 완벽한 것은 아니나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편을 들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최종 검정을 통과한 특정 교과서의 부분적 오류를 문제 삼아 교육을 정치 도구화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4일 일본의 <저팬 타임즈>라는 언론은 “이 교과서는 또한 일본의 강점기 동안에 신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산업화가 진행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면서 “이 표현들은 일본 식민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다는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언론은 “한국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찬양한다”며 “이미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이 교과서가 얼마나 많은 고등학교에서 채택될지 주목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