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술술 새는 돈…어디서 나가는가 했더니
KT&G, 술술 새는 돈…어디서 나가는가 했더니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9.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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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진 사장 사택 15억, 사장 연임에 브로커 동원 의혹으로 수억 원 지출?
이유(?) 있는 직원 밀어내기와 특별 세무조사…결과에 주목하는 이유

최근 KT&G 민영진 사장의 15억 짜리 삼성동 고가 사택에 이어 브로커를 통한 사장 연임 대가를 회사돈으로 치렀다는 논란과 의혹 등이 제기돼 공신력있는 대기업의 도덕성은 물론 민 사장의 개인적인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앞서 KT&G는 충청북도 청주지역 부동산 매매과정에서의 비리 의혹과, 지난 2010년 실시한 명예퇴직이 사실상 부당한 강제퇴사였다는 전 KT&G 전 직원들의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민 사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 와중에 MB정권과 밀접한 인허가 대행사 나인드레곤즈홀딩스(대표 강찬영)와 유착으로 불거진 남대문로 특급호텔 건설 특혜 의혹과 관련 지난 3월 특별 세무조사까지 있었다.

이어지는 비리와 의혹…민 사장은 끄떡없는 이유?

▲ KT&G 민영진 사장 ⓒ뉴스1
KT&G의 문제 중 가장 최근에 불거진 내용은 지난 5월 MB정권 당시 원전 브로커 오희택(55) 씨가 KT&G에서도 해외 담배공장 컨설팅비 명목으로 1억 원을 수수한 사실이 검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컨설팅비가 아니라 다른 명목으로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관련업계 주변에서도 올해 초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한 민 사장이 당시 오 씨 등의 도움을 받았으며, 그 대가로 컨설팅 비용 수억 원을 회사 측이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KT&G는 지난 5월 미얀마 담배공장 설립과 관련해 오 씨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계약금 명목으로 1억 원, 미얀마 현지법인과 양해각서(MOU)와 본계약을 체결할 때 각각 1억 원씩을 추가로 주고, 미얀마에 담배공장이 들어서면 성공보수를 별도로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컨설팅비는 비자금을 조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돈의 사용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KT&G 측은 “ ‘민영진 사장의 연임에 도움을 주었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KT&G 측은 “오 씨와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바 있지만 계약과정과 내용에 전혀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계약이었다”며 “계약금으로 9,900만 원을 지불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민 사장이 현재 거주하는 15억 원 상당의 아파트는 회사 자금으로 마련된 사택으로, KT&G부동산사업팀은 민 사장이 전세로 거주하던 삼성동 아파트의 같은 단지에 매물로 나온 141.53㎡의 아파트를 구입한 후 인테리어 비용까지 회사에서 부담해 가며 집을 새롭게 단장했다.

하지만 “본래 살던 곳이 같은 단지였는데 업무 수행이 원활하지 않았느냐”는 일각의 질문에 KT&G 측은 “사장님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사택을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올해 2월 임기가 끝날 예정이던 민 사장은, 임기가 1년 남은 2012년 2월 사택을 구매하고 노조와 갈등을 벌이면서 석연치 않은 연임에 성공해 사장 연임을 두고 말이 많았다.

이와 관련 KT&G 관계자는 “사장님 임기는 2016년 2월까지이며 회사 자산인 사택에 지금도 거주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민 사장은 회사의 실적이 악화되는데도 고액의 연봉을 받아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민 사장은 지난해 수입만 연봉 8억 원과 보너스를 합쳐 23억 원, 보유 자산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권 임원들의 고액 연봉 논란이 불거지자 자진 삭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KT&G 측은 “(민영진 사장의) 지난 임기 3개년(2010~2012년)간 보수 연 평균액은 장기성과금을 포함하여 12억여 원으로, 20대 대기업 등기임원의 평균연봉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총액 23억 원(금융감독원 공시자료)은 기본연봉과 단기성과금, 지난 3년간의 장기성과금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라고 해명하며 KT&G 측은 민 사장의 고액 연봉 논란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음을 전했다.

▲ ⓒKT&G 홈페이지
사면초가에 몰려…결국 청와대까지 나서야 물러나나

KT&G 전 직원인 A씨는 한 언론을 통해 “지난 2010년 직원 520명에 대한 명예퇴직은 사실상 사측의 압박에 의한 강제퇴직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KT&G 전 직원인 B씨도 “일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와보니 문자가 와 있었다”며 “회사에서 보낸 권고 대상자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퇴직을 1년 6개월 남긴 C씨도 당시 사측의 강압에 못 이겨 퇴사를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퇴직 당시 팀장이었던 D씨도 퇴사 과정의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사측은 명예퇴직을 거부한 D씨 등을 본부 대기발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KT&G 측은 보도를 통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T&G 관계자는 “2010년 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며 “당시 회사는 각 기관에 명예퇴직 실시 계획안을 공지했으며 명예퇴직 결정은 전적으로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 정치권 인사는 “포스코, KT 회장 등 굵직한 공기업 회장들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는 판에 이래저래 문제가 계속 터지고 있는 KT&G 민 사장이라해서 자리 보전은 힘들 것”이라며 “청와대 역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민영진) 사장님 연임에 대해 전 정권과 연루시켜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있다”며 “이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반응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바르게 해결될 것이며, 연임 여부와 관련된 외부 의견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