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독재ㆍ친일 미화…공분의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이승만 독재ㆍ친일 미화…공분의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9.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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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인사 참사?…학문적 객관성 없고 편향적인 역사관

박근혜 대통령이 유영익 교수(77ㆍ한동대 석좌교수)를 국사편찬위원장으로 내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와 역사학계,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유 교수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와 하버드 대학교 대학원 동아시아언어학(박사)를 전공했고다. 이후 고려대ㆍ한림대 사학과 교수, 한일역사공동연구촉진위원회 운영위원과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 교수의 저서 내용은 독재와 친일에 대한 미화를 넘어 왜곡에 가까운 것으로 각계의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28일 유 교수의 저서 중 <이승만 대통령 재평가>와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재인식>을 분석한 결과 "외세의 국가이익 추구 편승과 정권 연장을 위한 독재 등을 합리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독재, 선거부정 등 민주화 된 사회에서는 용인할 수 없는 잘못들을 합리화하는 찬양 수준의 내용이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을 우익 진영의 최고 지도자로 표현할 뿐 아니라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 콘스탄티누스, 야곱 등에 비견하며 비상한 권능을 가진 인물로 미화하기도 했다.

▲ 유기홍 민주당 의원 등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내정 관련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또 친일파로 평가되는 김성수, 백성욱 등과 우익단체에게 1억 원이 넘는 정치자금을 받은 것에 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정치자금을 받아 우익 최고 지도자의 위상을 굳혔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유 교수의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에 대해서도 "건국 60년사를 재평가한다는 명목으로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는데 힘쓴 인물"이라며 "독재와 친일파 청산 못한 과거를 합리화시키는 유 교수는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고 한국사편찬 사업을 주도할 국사편찬위원장에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사교과서 친일미화 왜곡대책위원회' 소속 위원들도 청와대에 의견서를 전달하며 "유 교수의 국사편찬위원장 내정과 교학사 교과서 검정합격 배경에는 역사를 뒤흔드려는 기획이 있다"며 "균형잡힌 역사 세우기를 위해서라도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들은 유 내정자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을 지나치게 예찬하는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학자"라며 비판했다.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중세사학회, 한국여성사학회 등 일부 역사학회도 지난 20일 공동 성명서에서 "국사편찬위원장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인물이 맡아야 하는데, 유 교수는 이 기준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며 내정을 반대했다.

유 교수는 지난 번 문제가 된 교학사 한국사교과서를 펴낸 '한국현대사학회'의 고문이기도 하다. 이 학회는 2011년 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민주주의'란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자고 할 때도 학계의 논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당시 이명박 정권 하에서 결정하기를 기댔다는 지적을 받은 바도 있다.

한편, 청와대는 앞서 일부 언론이 유 교수의 차기 위원장 내정 사실을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으나, 김행 대변인을 통해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차관급인 국사편찬위원장에는 유 교수를 내정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