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키즈풀, 입수구 손·발끼임 위험 등 안전사고 우려 높아
무인 키즈풀, 입수구 손·발끼임 위험 등 안전사고 우려 높아
  • 안지연
  • 승인 2023.10.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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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수 수질기준 없어…수질 관리 미흡

최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사용이 많은 무인 키즈풀(워터룸)이 늘고 있다. 무인 키즈풀은 신생 업종으로 대부분 공간 임대 사업자로 신고 후 영업하고 있고, 현행 키즈카페나 체육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안전관리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이 서울·경기 지역 무인 키즈풀 12개소(서울 4개소, 경기 8개)를 조사한 결과, 주 이용층인 어린이를 위한 안전시설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여과 방식의 무인 키즈풀은 여과장치 가동을 위해 입수구와 출수구가 설치되는데, 입수구는 어린이의 손·발 끼임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입수구에 덮개 등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조사대상 순환여과 방식의 무인 키즈풀 8개소 중 덮개를 설치한 곳은 1개소(12.5%)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12개소의 평균 수심은 59㎝였는데, 만 0세의 평균 키(49.9㎝, 남아 기준)보다는 깊고 만 1세의 평균신장(75.7㎝, 남아 기준)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영유아를 비롯한 일부 어린이들은 키즈풀의 수심보다 신장이 작거나 물속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바로 서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수영보조용품을 착용했더라도 몸이 뒤집혀 얼굴이 물에 잠길 경우, 혼자 힘으로는 역방향 뒤집기를 못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해당 키즈풀의 수심을 확인하고 물놀이 중인 아이들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한편, 조사대상 무인 키즈풀 12개소 중 수심을 표시한 곳은 한 곳도 없어 개선이 필요했다.

수영장은 「체육시설법」에 따라 수질기준을 준수해야 하나, 유사 업종인 무인 키즈풀의 욕수 수질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조사대상 중 키즈풀 욕수를 제공한 11개소의 수질 상태를 수영장 수질기준을 준용해 시험해보니, 1개소(9.1%)에서 유리잔류염소와 결합잔류염소가 준용 기준치를 각각 2.7배(2.7㎎/ℓ), 1.4배(0.7㎎/ℓ) 초과해 검출됐다.

한편, 9개소(81.8%)는 유리잔류염소가 준용 기준치(0.4~1.0㎎/ℓ)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탁도, 과망간산칼륨소비량, 수소이온농도, 비소, 수은, 알루미늄은 모두 준용기준에 적합했다.

무인 키즈풀은 일반적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에는 한 팀만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수질을 준용 기준치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한번 사용한 욕수는 전수교체하는 등 수질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조사대상 무인 키즈풀 12개소 중 준수사항을 게시한 곳은 8개소(66.7%)였고, 이 중 그림표지를 게시한 곳은 3개소(25.0%)였다. 어린이가 이용하는 시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해하기 쉬운 그림표지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무인 키즈풀에서는 시설의 안전관리 및 화재 예방 등을 위해 고정형 영상정보 처리기기(CCTV)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설치할 경우 설치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안내판을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 키즈풀 중 관련 법규에 맞게 안내판을 설치한 곳은 1개소(8.3%)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