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비중 열악…지난해 7%에 불과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비중 열악…지난해 7%에 불과
  • 오정희
  • 승인 2023.11.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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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적이고 불분명한 절차와 규제의 완화 등 실질적 지원 필요
글로벌 개방성 지표에서 선도국과 한국의 경쟁력 비교(자료=아산나눔재단)
글로벌 개방성 지표에서 선도국과 한국의 경쟁력 비교(자료=아산나눔재단)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비중이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등 선진국에 1/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나눔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개방성을 연구한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보고서는 한국과 글로벌 국가 간 스타트업의 창업, 자본, 인재의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양방향으로 이동이 원활한 수준을 나타내는 ‘글로벌 개방성(연결성)’에 있어서 한국의 경쟁력 수준을 살펴봤다. 

보고서에서 인용한 스타트업지놈(Startup Genome)이 발간한 2023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선도국들에 비해 ‘글로벌 개방성’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 2022년 기준 한국인 창업가가 해외에서 창업하거나, 한국에서 해외로 진출한 스타트업 수는 약 3백여 개인 반면, 싱가포르는 약 2천여 개, 이스라엘 또한 약 1.6천여 개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생태계 내 전체 스타트업 수 대비 비중에서도 한국은 해외 진출 비중이 약 7% 수준인 반면, 싱가포르는 약 90%, 이스라엘은 약 80% 수준으로 선도국과의 차이가 크다.

이에,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서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을 도모하고 글로벌 선도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절차와 규제의 완화, ▲지원 프로그램의 구성 및 퀄리티 제고, ▲인식 개선 및 인프라 고도화 등 크게 세 가지 정책 방향성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첫번째로 법인 설립, 창업비자, 취업비자 등에 대한 비효율적이고 불분명한 절차와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이 국내 스타트업을 창업할 경우 최소 자본금 등 여러 요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수립하고, 내국인만 이용 가능한 온라인 법인 설립 시스템을 외국인 대상으로도 확대해 프로세스를 더욱 간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창업비자’와 ‘취업비자’에서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제약 사항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해외자본 유입, 해외투자, 해외진출 등에 대한 장벽과 제약에 대해서도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 국내외 투자 시 행정 및 절차상의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벤처캐피탈의 국내 라이선스 취득 요건을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고려하되, 관리 감독의 강화로 부작용을 방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국내 벤처캐피탈이 해외로 더 원활히 나갈 수 있도록 해외투자 주목적인 모태펀드 계정 신설,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의 출자 제한은 단계적 축소 및 폐지, 창업투자회사의 해외 지사 설립은 허용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다는 점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는 플립(flip)에 대해서 양도소득세 면세 특례는 창업가도 포함하되, 과세 이연도 검토하고 투자자 대상 면세 특례는 법 적용 범위와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 개방성 개선 과제(자료=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 개방성 개선 과제(자료=아산나눔재단)

둘째, 정부와 민간의 연계를 확대해 국내외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퀄리티를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외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들은 장기 운영, 밀착 교육 멘토링, 국내 사업 진출 의무화 등 제도적 실효성을 강화하는 형태로 변화해야 하고, 이와 동시에 해외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또한 구성 및 운영 상의 실효성 증대, 프로그램 심사와 교육 전문성 강화, 재정 확대 등을 통해 전반적인 퀄리티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글로벌 개방성 확대가 원활하게 정착되려면 인식 개선 노력과 인프라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글로벌 개방성 확대와 관련해 일반 대중과 공공 및 민간 기관 내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인프라 측면에서는 유관 웹사이트 내 ‘외국어 서비스’ 강화해 언어적 장벽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민간 주도로 개최하는 대규모 캠퍼스 및 행사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티를 적극 마련해 창업가, 투자사, 개발자 등 생태계 내 다양한 주체들이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도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세계 스타트업들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비즈니스를 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번 스타트업코리아!는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준비해야 하는 글로벌 개방성 정책과 인식 개선에 대한 제언을 담았다. 이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개방성을 위한 인프라가 가까운 미래에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