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떠나간 빈자리, 누가 메꿀까? 아프리카TV vs 치지직 
트위치 떠나간 빈자리, 누가 메꿀까? 아프리카TV vs 치지직 
  • 김다솜
  • 승인 2024.01.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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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치지직 로고 / (우) 아프리카TV 로고
(좌) 치지직 로고 / (우) 아프리카TV 로고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트위치의 서비스 종료로 인한 수혜는 아프리카TV만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네이버의 신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이 초기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두 플랫폼 간의 경쟁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의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이달 2일 기준 평균 37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트위치의 평균 DAU는 69만명, 아프리카TV는 63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트위치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16만명으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내달 27일 트위치가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면 트위치의 점유율은 다른 플랫폼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MAU 2위는 아프리카TV(189만명), 3위는 치지직(99만명)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은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양자대결 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양사는 벌써부터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스트리머와 구독자가 기존 트위치 계정을 아프리카TV에 연동하면 자동으로 아프리카TV 내에서 매칭이 이뤄지게 했다. 또 이달 31일까지 아프리카TV로 이적한 BJ에 대해 이전 플랫폼에서의 방송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인정해주기로 했다. 

아프리카TV는 500시간 이상의 방송시간과 애청자 1000명 이상 등의 조건을 달성한 BJ를 대상으로 매월 ‘베스트BJ’를 선정해 별풍선 환전 수수료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또 브랜드와 사명, 체계 등을 모두 리빌딩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올 상반기 중 새로운 플랫폼 ‘숲’을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론칭한 후 국내 플랫폼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또 BJ, 별풍선 등 기존 시스템과 명칭, 사명까지 모두 변경할 방침이다. 

그동안 아프리카TV 소속 일부 BJ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 및 신뢰도가 추락한 것과 관련해 재편을 통해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후발주자인 네이버도 스트리머 및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일부터 2차 테스터 모집을 진행한 데 이어 9일부터는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을 위한 구독 승계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구독기간 이어가기’를 신청하면 트위치에서 활용하던 다양한 정보들을 치지직에서 그대로 이어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치지직은 공개 이틀 만에 최고 시청자 11만명을 기록하고 베타서비스 시작 하루 만에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네이버 검색·카페, 클립, 게임판 등 기존 네이버의 IT 서비스와 스트리머 후원 서비스인 ‘치즈’를 네이버페이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이용 편의성이 높다는 평을 얻고 있다. 

다만 스트리머들의 본격적인 이적이 시작된 만큼 유해 콘텐츠나 문제가 되는 스트리머를 걸러내는 것도 플랫폼의 성공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치지직 베타서비스에 참여했던 한 스트리머는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착용하고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치지직은 해당 스트리머의 채널 운영을 정지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치지직은 이후 방송 연령 제한 옵션을 추가하고, 연령 제한이 설정된 경우 본인 인증 완료가 된 이용자에 한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또 음란물 필터링 강화를 위한 AI기술 ‘엑스아이’(X-eye)도 치지직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