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K-라면, 1인가구의 친구에서 전세계의 친구로
[트렌드줌인] K-라면, 1인가구의 친구에서 전세계의 친구로
  • 김다솜
  • 승인 2024.02.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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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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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특히 1인가구에게 라면은 가장 친숙한 음식이다. 조리 방법 및 시간이 간단하고 빠르면서도 배부르고 맛까지 있으니 입맛이 없거나 밥을 해먹기 귀찮을 때, 혹은 야식으로 가장 쉽게 떠오른다. 그런 라면이 최근 해외에서 K-푸드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4년간 한국 라면의 수출 규모는 2배가량 뛰었다. 연간 수출액은 지난 2015년부터 9년 연속 최대치를 갱신하며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외 라면 특화 매장이 속속 들어서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9억5243만 달러로, 4년 전인 2019년(4억6700만 달러)대비 104%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해봐도 24.4% 증가한 수치다. 

현재 라면은 13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수출액을 기준으로 중국이 2억1545만 달러로 가장 많고 미국(1억2659만 달러), 네덜란드(6067만 달러), 일본(5797만 달러) 순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4470만 달러)나 호주(3567만 달러) 등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며 전 대륙에서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라면 업체들이 수출뿐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도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K-라면의 판매액은 공식 수출액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식품업계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은 3조4173억원으로 전년대비 9.2%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4.1% 증가한 2290억원이다. 

농심은 신라면으로만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021년부터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지난해 전체 신라면 매출 1조2100억원 중 7100억원은 해외에서 올린 것이다. 미국 법인의 신라면 매출은 전년대비 19% 성장하며 신라면 해외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불닭볶음면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1929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468억원으로 이 기간 62.4%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SNS를 타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틱톡, 유튜브 등 각종 SNS에 ‘Fire Noodle Challenge’(불닭볶음면 챌린지)를 검색하면 수백만개의 영상이 검색될 정도다. 실제 불닭볶음면 시리즈 상품군이 삼양식품 해외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해외시장에서 비교적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오뚜기의 경우 전사매출은 3조5023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2% 성장한 2638억원이었다. 

국내 라면 빅3사의 지난해 매출은 총 8조원을 넘어선다. 고물가로 인해 라면 내수가 급증한 것에 더해 라면 전체 수출액이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라면특화매장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편의점 CU가 지난해 말 오픈한 라면 특화 매장 ‘라면 라이브러리’(CU 홍대 상상점)에서는 일평균 500개가량의 라면이 팔리고 있다. 라면 즉석조리기를 이용하는 고객도 하루 평균 160명 수준이다. CU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한다. 

농심도 지난달 31일부터 ‘라이프워크 도깨비마트 명동점’에 농심 브랜드존을 선보이고 있다. 라이프워크 도깨비마트 명동점은 의류 매장, 카페, 식료품점으로 구성된 복합매장으로 방문자의 7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농심은 이 매장 지하 1층 식료품 판매공간에 약 20㎡ 규모의 전용 브랜드존을 설치했다. 

해당 공간은 외국인 관광객이 라면을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농심의 주요 제품 진열공간과 포토존을 설치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브랜드존에서 구매한 제품은 인근 시식공간에서 즉석조리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바로 취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