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BBC 뉴스는 원격 근무 시대를 상징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를 선정했다.
다만 미국 컨설팅 기업 MBO파트너스가 발표한 2022년 보고서를 인용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의 디지털 노마드 수는 131%라는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모든 이들이 그러한 긱 워킹의 선순환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유기윤 교수 연구팀이 앞서 2017년도에 발간한 '미래사회보고서'에서는 "사회의 부는 현재보다 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 0.003%의 IT 플랫폼 소유주와 메가 인플루언서와 같은 플랫폼 스타가 모든 부를 독점하고 99.997%의 평범한 시민들은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임시 계약직 '프레카리아트(Precariat)'로 전락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렇다면 AI는 정말 우리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을까?
먼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고용 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0%로 전년 같은 달 대비 0.1%p 상승했다. 취업자는 비록 2,774만 3000명을 기록, 전년 같은 달 대비 38만 명이 늘어나긴 했지만, 자세한 취업자 수로 들어가면 상황은 또 반전된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서 청년 취업자만 놓고 보면 8만 5000명이 감소한 데다, 전체 취업자를 기준으로 정규직 근로자가 전년 동월 대비 1.8%가 늘긴 했지만, 임시직·일용직과 같이 안정적이지 못한 '비정규직' 근로자 각각 이보다 더 많은 2.0%, 3.3%가 더 많아졌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AI 로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시점에서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노동을 인간이 아닌 AI가 대체하게 되며, 이들이 '인공지성'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인격으로 노동시장에 등장, 하나의 사회 계급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말이다.
유 교수는 이에 대해 "자기가 갖고 있는 지식만이 자신을 먹여살리는 사회가 될 것이다. 항상 내년이면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더는 사회나 조직, 제도가 개인의 지위를 영속적으로 보장해주지 않을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가치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입증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라며, "AI는 이미 평균적인 사람의 학습능력을 넘어섰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삭막한 상황을 타개할 대안은 과연 없을까.
유 교수는 맨 먼저 개인 차원에서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을 권했다. 요약된 영상이나 이미지를 보는 게 아닌, 활자를 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는 개인으로서는 계속 학습하고, 새로운 트렌드나 이슈에 늘 깨어 있어야 하고, 그 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히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AI 문해력'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예견했다.
AI 구축 역시 '감성'을 인간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따뜻한 AI'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유 교수는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인간과 로봇이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초양극화 사회는 결코 우리 사회에 두려운 미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