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제2의 차이나쇼크 찾아온다…대응책은 
[뉴스줌인] 제2의 차이나쇼크 찾아온다…대응책은 
  • 김다솜
  • 승인 2024.03.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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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제2의 차이나쇼크 우려 제기
1차 차이나쇼크와 다른 상황..."대비 필요"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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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쇼크가 20년만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부가가치 상품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 차이나쇼크 위기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더욱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얼마 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2의 차이나쇼크가 찾아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1차 차이나쇼크는 1990년대 후반 중국의 개혁 및 개방과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발생했다.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전 세계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소비자 물가가 떨어진 대신 기업들이 인건비가 낮은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며 자국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저가의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미국에서만 가구와 완구, 의류 등 산업종사자 200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경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보조금과 대출 지원 등에 힘입어 더 많은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내보내는 중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차이나쇼크가 1차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서방국가들이 과거와 달리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는 데다, 저부가가치 상품을 수출하던 1차와 다르게 자동차, 배터리, 가전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주요 품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규모는 1차 차이나쇼크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99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조900억 달러(약 1450조원)였지만 2022년 18조3200억 달러(약 2경4050조원)로 약 20배 확대됐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31%, 전체 상품 수출의 14%를 중국이 차지한다. 20년 전 제조업 비중이 10% 미만, 수출 비중은 5% 미만이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5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제조 2025’ 전략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CATL 배터리, 샤오미 스마트폰, BYD 전기차 등은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수출 대수는 2018년 89만1000대에서 지난해 491만대로 4.5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차 차이나쇼크는 1차 때보다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더욱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경기가 호황이었던 1차 차이나쇼크 당시에는 중국이 철광석과 석탄 등을 구매해가며 인플레이션 하락을 상쇄했으나 현재는 1차 때와 같은 수요가 없어 상쇄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수요 약화와 과잉생산으로 물가가 하락 중이다. 지난 1월 기준 미국으로 수입된 중국산 제품의 수입 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89% 낮다. 멕시코(3.04%), 일본(1.38%), 유럽연합(1.68%) 등의 수입 물가가 모두 증가세를 보인 것과 다른 양상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중국의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공장을 짓고 있다. WSJ는 미국과 서방국가까지 생산 확대에 가세함에 따라 머지 않아 도처에 제품들이 넘쳐나고 상품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제2의 차이나쇼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산 제품은 더 이상 대륙의 실수로 품질이 좋아진 게 아니라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과 경합하는 수준”이라며 “한-중 교역구조가 보완적 관계를 벗어나 경쟁관계로 진입하면 한국 산업이 받게 될 또 다른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