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제주맥주 주인도 바꼈다..화려했던 '테슬라 상장'의 말로
[이슈Talk] 제주맥주 주인도 바꼈다..화려했던 '테슬라 상장'의 말로
  • 정단비
  • 승인 2024.03.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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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에 이어 경영권이 넘어간 사례가 또 발생했다. 국내 수제맥주 업체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의 경영권이 더블에이치엠이라는 회사로 양도됐다고 한다. 더블에이치엠은 자동차 수리·부품 유통업체이다.

지난 19일 공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최대주주 엠비에이치홀딩스 및 문혁기 대표의 보유 주식(14.79%) 전부와 경영권을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했다. 총 101억5600만원 규모다. 엠비에이치홀딩스도 문 대표와 문 대표 부친이 지분 66%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표 측은 이번 매각으로 60억 이상의 현금을 얻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의 경영권은 5월 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잔금 지급과 동시에 더블에이치엠이 지정한 이사, 감사가 선임되면서 더블에이치엠에 이전된다.

하지만 더블에이치엠은 지난해 매출 26억원, 순이익 3억2300만원에 불과한 회사이기에 의아한 시선도 많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전날 보다 20% 이상 곤두박질 치면서 하락했다.

제주맥주는 한때 수제맥주 업계를 주도하며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특례)으로 2021년 5월 코스닥 상장까지 할 만큼 잘 나갔었지만, 막대한 영업손실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혁기 대표이사는 기업공개(IPO) 당시 향후 3년 동안 45%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겠다는 포부만 밝힌 채 실제로는 적자를 면치 못한 상황이 이어졌다. 

제주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224억 원, 영업손실은 109억원이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00억원 이상에 달한다.

한편 제주맥주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무려 500억원에 달하는 운영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지와이투자조합에게 100억원을 투자받고 944만 2871주의 신주를 준다는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일두투자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수옹투자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중 1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용도를 밝혀 신사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새로운 주인이 아직 명확한 운영방안을 밝힌 바 없는 상황에서 제주맥주가 활로를 찾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맥주 창업자 문혁기 대표는 위기탈출에 성공했지만, 아직 제주맥주에 물려있는 투자자들은 더블에이치엠이 구제주이길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