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형제 '이사회 장악' 경영권 분쟁 완승..한미약품 OCI 통합 무산
한미 형제 '이사회 장악' 경영권 분쟁 완승..한미약품 OCI 통합 무산
  • 오정희
  • 승인 2024.03.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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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지지로 임종윤 임종훈 형제 경영권 분쟁 승리 '경영복귀'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3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3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약품 경영권을 두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한미그룹 오너가 갈등이 일단 일단락 됐다.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등 창업주 아들 형제 측에게 완패했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을 쥔 창업주의 배우자 송영숙 회장, 딸 임주현 부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6인안과 창업주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이사진 5명의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다. 

표결 결과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중 통합에 반대하는 임 전 사장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됐다. 

국민연금공단(지분 7.66%)이 송 회장 측(지분 35%)을 지지하면서 총지분 42.66%를 확보해 40.57%를 확보한 임 전 사장 측 보다 우위를 보이는 듯 보였으나,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임 전 사장 측 손을 들어주며 상황이 반전됐다.

OCI홀딩스는 이날 결과로, 사실상 통합이 어려워지자 주주총회 종료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한미약품그룹과의 기업 통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OCI그룹 측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한다.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전했다. 

경영권 분쟁 표 대결에서 승리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 임종윤 전 사장은 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어머니랑 동생은 이번 주총 결과로 많이 실망했을 수도 있는데 저는 이들과 같이 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주주총회 같은 표 싸움이 자주 일어나서는 안 된다.한미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고,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면서 "주주 환원 정책 이런 얘기가 많은데,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남 임종훈 전 사장도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며 “다시 가족이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권을 쥔 창업자의 배우자 송 회장과 딸 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으로 촉발 된 한미그룹 모녀vs형제의 가족 간 분쟁은, 임종윤·종훈 형제 측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OCI와의 통합을 중단됐다. 두 형제는 그룹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