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이라는 말을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신을 뜻하는 단어 '갓(God)'과 삶을 뜻하는 한자 '생(生)'을 조합한 신조어인 '갓생'은 주로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2020년부터 열심히 사는 것의 대명사로 떠오른 '갓생'은 '인생은 한 번 뿐이니 충분히 즐기라'는 '욜로'와 '플렉스'를 트렌드에서 밀어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뉴스와 블로그, SNS 등 모든 콘텐츠에서 갓생의 언급량은 2020년 27만여 건에서 2022년 64만여 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갓생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공부'와 '운동'으로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미라클모닝'(이른 아침에 일어나 독서·운동 등 자기계발을 하는 것), N잡러(생계유지를 위한 본업 외에도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해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 등이 대세로 떠올랐다.
갓생으로 인한 번아웃..'쉬면 도태된다'는 불안
하지만 생산적인 삶을 강조하는 갓생으로 인해 '번아웃'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번아웃은 지나친 업무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느끼고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말한다.
너도 나도 갓생을 외치는 사회 분위기 속엔 '쉬면 도태된다'는 불안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투리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분초 단위로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야 뒤처지지 않을 것 같다는 조급함이 마음 건강을 해치고 있다.
탈갓생 선언! 치유를 위한 '걍생'
갓생으로 인한 번아웃이 늘어나자, 새롭게 '걍생'(그냥 산다)이라는 말도 나왔다. 갓생에 지친 사람들이 갓생을 그만 두고 나만의 페이스 대로 살겠다는 삶을 살고자 하는 움직임인 것이다.
갓생을 사느라 맞지 않는 틀에 나를 억지로 맞추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은 경우, 번아웃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체질상 맞지 않은 미라클모닝을 하기 위해 오히려 수면 부족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녁형 인간이 미라클모닝을 도전하다 오히려 자기계발 활동을 충실히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작은 성공을 위해 세웠던 목표를 계속적으로 실패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좌절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걍생을 살기 시작한 A씨는 "한때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뭐라도 계속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내려놓고 나니까 오히려 삶이 좀 더 윤택해졌다"고 전했다.
제이미 배런 작가의 저서 '과부하 인간: 노력하고 성장해서 성공해도 불행한'을 보면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기이한 자기계발을 그만두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계발해야 할 것은 능력이 아닌 치유력이며, 쟁취해야 할 최우선의 가치는 성공이 아닌 만족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너무 애쓰기를 멈출 때, 비로소 인생이 당신을 위해 얼마나 아름답게 펼쳐지는지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얼마나 귀중한 사람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귀중한 당신에게 꼭 맞는 인생이 펼쳐질 테니까 말이다.
-제이미 배런 <과부하 인간> 중에서
갓생을 살아내느라 몸도 마음도 힘들어졌다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봐도 괜찮다.
갓생 vs 걍생, 여러 의견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대신 진짜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찾는 게 큰 일이 되겠죠 정말 무기력한 삶이 아니라면 걍생이든 갓생이든 자기에 맞는 게 정답이 아닐까요?"
"갓생 좋은데 본인만하자. 주위에 권하지 말고 똑같은 삶 어디있다고 제발 나만 잘하자"
"중요한건 그 생활에서 본인이 행복을 느끼냐 입니다. 어떻게 살든 불행하면 의미 없습니다"
"갓생을 살고 싶다면 본인의 현생을 먼저 파악하고 거기서 개선할 부분을 찾아서 조금씩 개선해 나가세요. 단순 유행따라 하는거라면 오히려 본인의 인생을 갓생이 아닌 남의 인생인 남생이 됩니다"
"걍생.. 위로가 되는 말입니다. 갓생 강박에 지친 마음을 이도저도 못 둘 때가 많았어요"
"갓생도 좋지만 대충 사는것도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