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號, 세월호와 닮았나…삼성 낙하산으로 '끼리끼리 문화?'
KT 황창규號, 세월호와 닮았나…삼성 낙하산으로 '끼리끼리 문화?'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4.05.01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관피아가 만든 '국가적 참사'…KT, 목숨 담보한 대규모 구조조정

'KT와 세월호는 닮은꼴?'

최근 세월호 참사와 일련의 KT 경영방침이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목숨을 담보로 한 '끼리끼리 문화'가 문제가 있다는 것.

세월호 참사와 관련, 무능한 정부와 무책임한 해운사, 직업윤리를 저버린 선장에서부터 부패한 관료까지 총체적 문제점을 알렸다.

그중에서도 이번 사고와 관련 직접적인 원인은 부실한 경영을 주도한 해운사와 공분의 대상인 선장에게 있다. 하지만 이들의 비리를 눈감아준 비정상적인 관행과 행정문화인 관피아(관료 마피아)도 있다.

▲ KT 황창규 회장이 세월호 참사로 국민정서가 뒤숭숭한 가운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며 목숨을 담보로 부패한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

특히 '같은 조직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끌어주고 밀어줘야 한다'는 야릇한 특권의식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결국 이 같은 '끼리끼리 문화'가 이번 참사를 낳았다.

문제는 '끼리끼리'식 행태와 '마녀사냥식 책임 회피'가 관료사회뿐만 아니라 재계에도 이미 퍼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출범 3개월된 KT 황창규호의 경영이 세월호와 닮았다는 것.

삼성 출신 황 회장은 부임하자마자 조직개혁이란 명분 하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결국 명예퇴직 대상자 명단에 올려놓고 그중 절반으로부터 신청서를 받아내는 데 성공하면서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황의 제2법칙'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KT는 무려 8,300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전체 직원의 26%에 달하는 수치다. 접수 마감일을 연기하면서까지 최종 수치는 발표를 꺼려하고 있다.

문제는 사측이 "명예퇴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지만 그 과정이 더 없이 폭력적이었다는 점이다.

KT 측은 "황창규 회장의 구조조정은 이석채 전 회장 때와 달리 신청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불이익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명예퇴직 대상자에 오른 이들의 설명은 달랐다. 한 KT 직원은 "명예퇴직 대상자가 신청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상급자들이 돌아가면서 호출해 그만둘 것을 강요했다"며 "버틸 경우 평생 안 해본 일을 하게 될 텐데 그보다는 조건이 괜찮은 지금 나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명예퇴직 대상자 옆자리에 아예 물품보관용 종이박스를 놔두고 나갈 것을 종용했다"며 "책상, 사물함 속의 짐을 정리하고 차량, 장비 등도 반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결국 KT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났다.

▲ 지난달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서 SEWOL(세월)호가 침수되고 있다. ⓒ뉴시스
KT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목숨을 끊은 것이지 이번 명예퇴직 대상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관련 면담을 했고, 이로 인해 불안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측은 "직원들이  이런 분위기를 짐작하고 자살이라도 할 경우를 대비해 전국 10여 개 지사 '옥상을 폐쇄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부 노조 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구조조정 압박여부를 떠나 황 회장 취임 3개월만에 벌어진 '참사'라는데 이의를 달 수는 없다. 결국 황창규호의 구조조정은 '개혁'이란 미명 아래 목숨을 담보로 운행되고 있는 셈이다.

KT 황창규호의 '개혁'…결국 ‘끼리끼리?’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조조정과 더불어 황 회장은 요직에 삼성 출신들을 대거 영입했다. 황 회장은 취임 열흘 후 KT 재무실장에  전 삼성전자 김인회 상무를 임명했다.

지난 3월 23일에는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 사장에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일성 상무를 앉혔고, 26일에는  전 삼성증권 서준희 부사장을 계열사 BC카드의 사장 자리로, 지난달 8일에도 경영진단센터를 신설하고  전 삼성화재 최성식 자산운용본부장을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그야말로 삼성 출신들이 '끼리끼리' KT에 모여 앉았다. 많은 요직 중 유독 자금이 흐르는 자리나 '삼성식 구조조정'을 도모하는 자리에는 모두 삼성 출신 인사가 앉아있는 셈.

▲ KT가 오는 2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 총 9,516억 원(2013년 말 기준)과 2,000억 원대의 배당금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특별명예퇴직을 단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결국 일련의 KT 사태를 보면, 황 회장과 세월호 참사의 가려진 배경이 드러나면서 오버랩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관피아들의 '끼리끼리 문화'와 현재 황 회장이 영입한 삼성맨들의 상황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

KT 관계자는 삼성관련 영입인사에 대해서는 "백여 명이 넘는 KT 임원 중 불과 몇 명 만으로 어떻게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 수 있겠냐"며 반문했다.

이어 그는 "황창규 회장이 명예퇴직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조직을 슬림화하고 미래 지향적인 순항을 위한 돛을 이제 올리려고 하는데 세월호 선장과 비교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