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로커>…전쟁, 끝없는 지옥에 관하여
<허트로커>…전쟁, 끝없는 지옥에 관하여
  • 김진산 외부평론가
  • 승인 2014.05.15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 윌리엄 제임스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폭탄을 제거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냥 죽지 않으면 됩니다”고 답한다. 이 말만큼 정확히 전쟁을 대변할 수 있는 어구가 있을까?

이 영화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차지했던 영화이다.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은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전 남편이었던 제임스 카메론에게 보란 듯이 6개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다.

사담이지만, 초창기 그녀에게는 강력한 마니아층들이 존재하였다. <죽음의 키스>를 통하여 창조된 이 그룹은 <폭풍 속으로> 후에 더욱 그 무리가 커졌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일단 우리는 영상 속에서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영화 <허트로커> 포스터 ©인터넷 커뮤니티
<허트로커>는 다큐멘터리의 진행 방식을 차용하고 있으면서도 특유의 비판과 냉소가 영화 전반에 퍼져 있다.

즉, 하루하루 살아있음을 승리로써 위안 삼는 군인들의 모습과 일상에서 전쟁을 마주하며 폭탄 테러를 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생활.

이 장면들을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전쟁이란 무엇이고, 2014년을 맞이하는 이 상황 속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인식시켜 준다. (영화는 2008년에 개봉했지만 우리가 영화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보도록 한다)

영화는 다소 칙칙하다. 16mm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파편의 느낌, 돌이 갖는 딱딱한 느낌들이 더욱 극대화돼 표현된다. 더욱이 중동을 감싸는 뜨거운 태양의 모습이 방호복을 입은 군인들의 숨 가쁨과 연결되어 관객들마저 숨이 차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힘든 상황에서 “지옥같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영화는 오히려 하루하루 죽음을 달고 다니는 상황 속에서도 태연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지옥을 나타내고 있다.

외신을 통하여 자주 접했던 ‘폭탄테러’ 와 중동국가들의 전쟁들. 어쩌면 그것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지옥의 현 상황임을, 감독은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