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의 얄팍한 꼼수 마케팅?
보해양조의 얄팍한 꼼수 마케팅?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4.05.30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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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회사 보해양조(대표이사 유철근)가 최근 문제됐던 대자보 마케팅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대학생들 의견을 게시하는 대자보 의미를 훼손시키고, 대자보의 상업적 악용이라는 지적에 한발 물러난 듯 하더니 이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보해 측은 지난달 일부 언론들의 이 같은 지적에 ‘당분간 대자보 마케팅을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가 “세월호 사고 이후 어떠한 마케팅 전략도 시행하지 않고, 전사적으로 애도 기간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대자보와 관련된 향후 계획 또한 없다”며 “대자보 마케팅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의견 또한 소중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는 꼼수로 드러났다.

보해는 지난 20일을 전후로 ‘아홉시반 주(酒)립대학 홍보를 통해 개념 있는 음주시민 양성과 제대로 된 술자리 문화 정착을 한다는 얄팍한 캠페인을 내세웠다.

또 문제는 이 사이트가 ‘연령을 불문’하고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우호적으로 과대 포장해 음주문화를 미화한 것이다.

▲ 억새축제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데일리팝
자칫 모바일이 생활화된 청소년들과 대학생에게 재미를 넘어서 음주문화를 용인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이트 내 ‘오늘의 대자보’에는 5월 20일자와 26일자 대자보 게시 사진으로 번복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해 측은  ‘대자보의 상업적 이용’을 이어간 것에 대해 “현재 대학 캠퍼스 내 대자보 관련한 홍보와 마케팅 진행을 중단한 상태”라며 “노출된 대자보들은 기존에 진행했었던 오프라인 사례를 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이트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만 공유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억새축제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데일리팝
또한 계속되는 학교, 캠퍼스, 대자보 관련 마케팅 논란에 대해서는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고 올바른 술자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캠페인”이라는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보해 측이 말하는 ‘개념 있는 음주시민 양성’과 ‘제대로 된 술자리 문화 정착’에 대한 일반 시민들이나 대학생들의 입장은 달랐다.

의정부에 사는 대학생 김모 씨(27)는 “사실 우리나라 술 문화는 여전히 ‘강제성’을 띤 경우가 많다. 대학은 특히 심하다”며 “그래도 지난해부턴가 학교 캠퍼스 내에서 술 마시는 게 금지되고 상황이 좀 나아졌나 했는데, 주류회사가 체계적으로 대학생을 콕 짚어 술 문화를 조장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해양조가) 지난번에도 대자보 마케팅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가타부타 말이 많았던 걸로 아는데 이제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대학(?)을 만들었다는 게 참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울 마포구에 사는 또 다른 대학생 김모 씨(24)는 “(보해양조) 주립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19세 미만 청소년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겠더라”라며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 대상에 미성년자도 포함되는 건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