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전통적 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국내 보험사들이 MZ세대와 시니어 세대를 동시에 겨냥한 투 트랙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새로운 고객층으로 끌어들이고, 고령화로 급성장하는 시니어 시장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성비 미니보험으로 2030 공략
디지털 전환으로 접근성 높여
경제활동을 진행 중이거나 보험에 관심이 높은 세대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했지만, MZ세대는 아직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보험업계는 MZ세대의 특성에 맞춘 미니보험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미니보험은 보장 내용이 단순하고 보험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은 게 특징이다. 보험료 역시 대부분 연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미니보험은 편리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만큼, 공동인증서 등 불편한 절차 없이 간편인증을 통해 무진단·무심사로 곧바로 가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미니보험의 경우 기프티콘처럼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보험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해 가입하거나 가족과 지인에게 선물까지 가능하다.
NH농협생명은 '검진쏘옥NH용종진단보험', '환경쏘옥NHe독감케어보험' 등 특정 보장만 담은 미니 보험을 선보였다. 교보라이프플래닛 역시 미니보험인 '라플365미니보험'을 앞세우고 있다. 취미·여가생활 중 발생한 재해골절, 식중독 등을 보장하는 '아웃도어 플랜'이 인기라고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8월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 '앨리스'를 개시하면서 미니보험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콘서트·페스티벌에서 발생한 상해를 보장하는 '덕밍아웃보험', 사고 걱정 없이 캠핑을 다녀올 수 있는 '캠핑차박보험', 부모님이 보이스피싱·스미싱 등의 피해를 볼 때 이를 보상해 주는 '마이 팸(MY FAM) 불효자보험' 등 이색상품이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는 30대 전용 건강보험 'NEW 내돈내삼'이 있다. '내돈내삼'은 '내 돈으로 직접 가입하는 내 삼성화재 건강보험'이라는 의미로, 통상 이전까지 보험은 부모님이 가입시켜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30대가 되면 직접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에서 착안했다.
생활 밀착 서비스로 MZ세대 라이프스타일 공략
이와 함께 보험사들은 단순한 보험금 지급을 넘어 일상생활 편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험금 중심의 단발성 보장 구조에서 벗어나, 가입 이후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생활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은 의료비 보장을 넘어 헬스케어 서비스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건강검진 예약 대행, 병원 동행 서비스, 24시간 비대면 진료와 당일 약 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일례로 삼성생명은 종합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헬스' 플랫폼을 통해 걷기·식단·수면 등 건강 임무 수행 시 포인트 적립, 맞춤형 건강 리포트, 운동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밀착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하이헬스케어 보험’을 통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연동, 레저 활동 중에도 건강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며 상해 보장을 강화했다.
또 1인가구와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면서 펫케어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반려동물 미용 예약, 펫시터 연결, 병원·호텔 예약 대행, 응급 상황 이송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DB손보·현대해상 등은 동물병원 제휴를 통해 접종비 할인·건강 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가전제품 무상 점검·수리, 스마트폰 분실·파손 원스톱 서비스, 법률·세무 상담, 누수·전기 등 집안 긴급상황 해결, 층간소음 분쟁 시 이사비 지원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시니어 시장은 실버타운·요양사업으로 선점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보험사들은 시니어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도 보험사들의 시니어 사업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해 요양시설 입주권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보험료 납입이 완료돼 유동화가 가능한 종신보험 계약 건수만 362만건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지분 100%를 출자해 올해 안에 요양사업 전문법인 '삼성노블라이프(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삼성생명의 노인복지시설 설치 운영업 진출을 위한 자회사 설립을 승인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KB라이프, 신한라이프, 하나생명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요양사업 전문법인을 세우는 생명보험사가 됐다.
KB라이프생명은 금융권 최초로 2016년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최근 시니어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설립한 종로구 평창동의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가 문을 열었다. 2025년에는 은평, 광교, 강동 등 3곳에 요양시설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에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올해 경기 하남시,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을 연다.
NH농협생명도 후발주자로 신사업추진단 내 미래전략팀에서 시니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투 트랙 전략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사업 모델 혁신의 필요성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내수 보험시장의 포화와 낮은 경제성장률 등과 함께 인구 구조가 변하면서 보험사의 지속성장성에 대한 고민은 지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