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근 "외박 못해서 하사 아가씨 성폭행"…동료 아닌 성적대상 인식
송영근 "외박 못해서 하사 아가씨 성폭행"…동료 아닌 성적대상 인식
  • 이승환 기자
  • 승인 2015.01.30 15: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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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스럽다" 사과→비난 여론 여전→특위위원 사퇴…윤리위 제소 움직임까지
▲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의에서 '하사 아가씨', '여단장이 외박을 나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군대 부하직원 성폭행 사건에 대해 문제의 여단장이 열심히 일하려고 외박을 거의 안 나갔다는 것이 원인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지 하루만에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위원직을 사임했다.

30일 송 의원은 "전날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위 회의에서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특위위원을 사임 소식을 전했다.

군 기무사령관 출신으로 알려진 송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여군 하사 성폭행을 한 여단장이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며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측면을 우리가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이 비단 이번에 그 여단장뿐이겠느냐. 전국에 이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외박을) 나가야 하는데 제때 못 나간다"며 "가정관리 안 되고 본인 그러한 섹스 문제 포함해서 관리가 안 되고 있는데 이런 문제(성폭행)를 야기한 큰 원인 아니냐"고 되물었다.

송 의원은 "군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인데. 명예욕, 출세지향성 대단히 강한 사람들"이라며 "일 잘한다는 얘기를 듣기 위해 외박도 안 나가고 이렇게 함으로써 본인의 피로뿐만 아니라 부대 피로까지 (쌓인다)"고 말했다.

그는 군의 외출·외박 보장을 요구하며 "외박 안 나가고 밤새도록 일하는 사람이 업무 잘하는 것처럼 평가되는 것이 후진군대다"며 "상급자들이 그런 사람들을 좋게 평가해주기 때문에 부지불식간 조장해온 것 아니냐는 측면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논란이 됐다.

이 외에도 "엊그제 여단장 문제 나왔을 때 그 하사 아가씨가 옆의 아가씨한테는 이야기 했어요. 그렇죠?"라고 피해 부사관을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후 송 의원의 발언을 접한 국민여론이 급속히 나빠졌고 송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사건을 두둔하거나 옹호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번 나빠진 여론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송 의원의 홈페이지를 찾아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송 의원의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접속폭주로 홈페이지가 차단된 상태다.

이와 더불어 야당도 일제히 송 의원의 망언을 맹비난하며 국회의원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송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진욱 새정치연합 부대변은 "'여단장이 외박을 나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국회 국방위원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망언이다"며 "송 의원의 '하사 아가씨'라는 발언도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성희롱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이런 저급한 인식이 하사관을 동료가 아니라,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든 군대 문화의 적폐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군은 강원도 지역의 한 육군 여단에서 발생한 성추행 신고 사건을 조사하던 중 여단장 A 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했다는 진술이 나와 A 대령을 지난 27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