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카이세대 75세 진입…복지의 대상에서 ‘경제 주체’로
건강, 여행, 디지털 중심 산업 급성장…韓 기업에도 기회
2025년, 일본은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모두 75세 이상으로 진입하며 초고령사회로 전환했다. 인구 고령화가 복지 과제를 넘어 소비·산업 구조 변화를 이끄는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간한 ‘일본 시니어 시프트 대전환, 우리 기업의 새로운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일본의 총인구는 1억2334만명으로 전년대비 0.53%(약 66만명) 감소했다.
이중 65세 인구는 3619만명 23.9%를 차지한 가운데 75세 이상 인구는 2096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14% 증가했다. 정부는 2070년 일본의 총인구가 9000만명 아래로 떨어지고 고령화율이 3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단카이 세대 약 800만명이 초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의료·복지 수요는 급증하고 생산인구 감소와 사회보장 재정 악화가 구조적 과제로 부상했다. 일본 사회는 이를 ‘2025년 문제’로 규정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日, 복지·고용·서비스 산업 통합 대응
액티브 시니어, 새로운 소비축으로 부상
일본 정부는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중심으로 복지 인프라를 재편했다. 의료, 간병, 예방, 생활지원, 주거를 통합한 체계로 전국 약 5000개 지역포괄지원센터가 24시간 대응체계를 갖추고 재택 간병과 외출 지원, 생활 지원을 제공한다. 공공보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의 자비부담형 간병서비스(선택적 간병)를 제도적으로 결합했다.
경제산업성과 후생노동성은 복지와 산업의 융합을 목표로 ‘산복공창(産福共創)’ 전략을 추진 중이다. 복지기관과 민간기업이 협력해 지역 복지 과제 해결과 사업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로, 도쿄도의 ‘선택적 간병 시범사업’이 대표적이다.
도시마구에서는 생활 지원, 외출동행, 건강관리, ICT 기반 안전서비스가 통합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타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민간에서는 고령자 대상 생활지원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됐다. 니혼케어서플라이는 영양식 도시락 ‘밸런스 도시락’을 배달하고, 세콤은 긴급구급 연계형 ‘마이닥터 플러스’를 운영한다. 재팬포스트는 우체국 직원의 방문을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AEON은 쇼핑과 교류 공간을 결합한 시니어 생활 편의 서비스를 확대했다.
고용 정책도 병행됐다.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으로 65세까지 고용이 의무화되고 70세까지 취업 기회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60~64세 취업률은 2012년 57.7%에서 2023년 74.0%로, 65~69세는 37.1%에서 52.0%로 상승했다. 도요타, 산토리, 니토리 등 대기업은 정년을 70세로 늘리거나 재고용제를 도입하며 고령자 고용 안정화를 추진 중이다.
시니어 세대는 더 이상 복지의 대상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단카이 세대를 중심으로 한 ‘액티브 시니어’는 자산과 소비 여력을 갖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일본의 2인 이상 가구 평균 저축액은 1904만엔이며, 65세 이상 세대의 평균 저축액은 2462만엔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융자산의 64%가 60세 이상 가구에 집중돼 있다.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응답자 65.9%가 “생활에 큰 걱정이 없다”고 답했다. 소비는 생존형 지출에서 자기만족과 여가 중심의 ‘선택형 소비’로 이동하는 추세다. 여행, 문화, 운동, 자기계발 등 ‘즐기는 노후’가 시니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민간에서는 이에 대응한 다양한 시니어 전용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RIZAP은 ‘근육은 은퇴하지 않는다’를 슬로건으로 시니어 전용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SOMPO는 1만7000여개 요양시설에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 ‘egaku’를 도입했다. 닛신의 ‘쇼쿠타쿠빈’은 영양사가 설계한 도시락을 냉동 배송해 1인가구 시니어의 건강을 관리한다.
시니어 여성잡지 ‘하루메크’는 고객 의견을 반영한 참여형 제품개발 서비스를 운영하며 패션, 건강, 여행 콘텐츠를 결합했다. JR동일본의 ‘어른의 휴일클럽’은 50세 이상을 위한 여행·문화 멤버십으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디지털 전환도 빠르다. 오므론은 혈압계·웨어러블 심전계를 클라우드에 연동해 자가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라쿠텐 시니어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는 건강 앱으로 시니어층을 흡수했다. 츠루하약국은 매월 ‘시니어 데이’를 통해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보고서는 일본 시니어 시장이 ‘건강, 소통, 디지털’을 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우리 기업에 단순 수출보다 ‘경험·참여·서비스 융합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급화된 맞춤형 헬스케어, 여행·문화 연계 콘텐츠, 포인트·디지털 플랫폼을 결합한 합리적 소비형 서비스가 유망 분야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