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前사장은 고발·現사장 덕에 압수수색까지 '바람잘날 없어'
동서발전, 前사장은 고발·現사장 덕에 압수수색까지 '바람잘날 없어'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5.02.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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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동서발전의 이길구 전 사장이 검찰에 고발당했으며, 장주옥 사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홈페이지, 뉴시스

최근 한국동서발전(사장 장주옥)의 상황은 '바람잘날 없다'로 요약할 수 있다. 해외자원외교 진상조사에서 이길구 전 동서발전 사장이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현재 사장직에 있는 장주옥 사장은 인사청탁에 따른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달부터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지난 1월 8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검사와 수사관들 30여명을 울산 동서발전 본사에 보내 사장실과 사무실 10곳을 압수수색해 각종 문건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검찰은 승진 인사 때마다 광범위한 금품공여 관행이 있었다고 보고 있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도 같은 내용의 투서를 입수해 법인카드 사용 내역까지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대한 수사를 아직 진행 중이며, 일부 언론사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도 공식적인 해임건의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산업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장 사장이 기소의견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하기도 했지만 산업부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산업부는 해당 기사에 대해 "동서발전과 장주옥 사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장 사장은 앞서 한국전력공사 해외사업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무리한 해외사업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는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담당은 장 사장이 해외자원외교 진상조사의 불똥을 맞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한전 재직 당시 계약한 호주 바이롱 유연탄 광산개발 사업 등이 최근까지도 손실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한전 해외사업본부 해외자원개발처장과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낸 뒤 2012년 11월 동서발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김제남 정의당 의원과 '엠비(MB) 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은 이길구 전 사장을 자메이카 전력공사(JPS) 지분 투자를 졸속으로 진행해 회사에 피해를 입힌 혐의(배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이 전 사장이 자메이카전력공사 지분 40%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외사업심의위원회 의결이라는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정가보다 약 805억원 비싸게 지분을 인수했다"며 지분 인수에 8500만달러(약 3122억원)를 쓰고  현재 821억원~1497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감사원도 동서발전이 2011년 자메이카전력공사(JPS)를 2억8500만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적정한 가치보다 805억원이나 돈을 더 주는 등 부실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이 전 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손실보전 방안 마련을 산업부에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동서발전에 대한 조치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11월 5일 동서발전에 손실보전방안 마련을 요청하고 지난 9일 이길구 전임 사장과 전임 해외사업 담당자 등 2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반박했다.

해외 부실투자, 인사청탁 등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오르내리고 있는 동서발전이 '환골탈태'하고 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