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美대사 피습, 전대미문 사태에 또다시 '안전불감증' 논란
리퍼트 美대사 피습, 전대미문 사태에 또다시 '안전불감증' 논란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5.03.05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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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여야 "명백한 테러" 한목소리…동맹국 대사에 대한 경호 부실 지적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YTN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괴한으로 공격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조찬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강연장으로 들어가던 중 흉기로 피습을 당했다.

리퍼트 대사를 피습한 용의자는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모(55)씨로 '한미연합 훈련'을 반대하기 위해 범행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는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고 외쳤다.

리퍼트 대사는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다쳐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민화협 측은 이에 대해 "경호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며 (김씨는) 사전 등록하거나 현장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정좌석 배치를 하지 않고 통상적 절차로 행사장 관리를 하다 이 같은 변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민화협 관계자 200여명이 나와있었으나, 6∼7명 정도의 본부 사무처 인력이 현장 등록을 담당하고 있었을 뿐 인력 경호 관련 인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는 리퍼트 대사의 피습에 "이 같은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현재 리퍼트 대사는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현지 치안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CNN 등 미국 주요방송들은 이 사건을 긴급 뉴스로 편성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중요 동맹국인 한국에서 특명전권대사가 공격을 당했다는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측근인 리퍼트 대사에 직접 연락을 해 쾌유를 빌었다.

리퍼트 대사는 상원의원 당시 오바마의 보좌관으로 일했고 대통령 당선 후에도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에 이번 사건은 한미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외교사절에 대한 이런 가해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으며 특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의 대사에 대해 자행됐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할 것을 밝혔다.

중동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은 주한 미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 여야도 "명백한 테러행위"라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쟁훈련 반대라는 평화를 외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벌조치를 해서 우리 사회에 어떤 경우라도 폭력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은 용납돼선 안 된다는 그런 교훈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외교관에 대한 공격은 있어선 안될 일"이라며 "그 주장이 어떤 것이든 표현이 적법하고 정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화협은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고 민족 화해 협력과 평화 실현, 민족 공동변영을 이뤄 나가기 위해 1998년 9월 3일 결성된 시민단체다.

(데일리팝=박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