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삼성이 세계 최초 양산한 'HBM4'는 무엇이 다를까?
[톺아보기] 삼성이 세계 최초 양산한 'HBM4'는 무엇이 다를까?
  • 정단비
  • 승인 2026.02.13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가 2월 12일 세계 최초로 'HBM4'라는 반도체를 양산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는 최선단 공정 1c D램(10나노급 6세대)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재설계 없이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과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황상준 부사장은 "삼성전자 HBM4는 기존에 검증된 공정을 적용하던 전례를 깨고 1c D램 및 Foundry 4나노와 같은 최선단 공정을 적용했다"며, "공정 경쟁력과 설계 개선을 통해 성능 확장을 위한 여력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고객의 성능 상향 요구를 적기에 충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HBM, AI의 고속도로

HBM은 '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의 약자다. 쉽게 말하면 AI 반도체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특수 메모리다. AI가 일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일반 메모리는 좁은 2차선 도로라면 HBM은 16차선 고속도로 같은 것이다. 같은 시간에 훨씬 많은 데이터가 오갈 수 있다. 현재 챗GPT 같은 AI 서비스를 돌리는 엔비디아의 AI 칩에는 HBM이 필수로 들어간다.

HBM4는 얼마나 빨라졌나

HBM도 세대가 있다. HBM1, HBM2, HBM3 이런 식으로 발전해왔고, 지금은 HBM3E를 주로 쓴다. HBM4는 그 다음 세대다. 속도는 JEDEC 업계 표준이 초당 8Gbps 처리하는 반면, 삼성 HBM4는 초당 11.7Gbps를 처리한다. 최대 13Gbps까지 가능하니 약 22% 더 빠르다고 볼 수 있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도 2.7배 늘어나 초당 3.3TB/s까지 가능하다. 또 코어 다이에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해 같은 일을 하는데 전력 소모는 40% 줄고 발열도 감소한다. AI 데이터센터 입장에서는 전기료 절감 효과가 크다. 

삼성전자의 HBM4는 12단 적층 기술을 통해 24GB~36GB의 용량을 제공하며, 고객사의 제품 일정에 맞춰 16단 적층 기술을 적용해 최대 48GB까지 용량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세 회사만 만드는 HBM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HBM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딱 세 곳밖에 없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HBM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차세대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삼성의 승부수, 최신 기술 투입

삼성전자는 이번 HBM4에 최신 기술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통상 HBM은 검증된 구형 기술로 만든다.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은 1c D램과 4나노 공정이라는 최신 기술을 바로 적용했다. 신기술인만큼 성능은 좋지만 양산 초기에 수율, 즉 정상 제품 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로직, 패키징을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공급망 문제 없이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삼성 측은 2026년 HBM 매출이 올해보다 3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평택 공장을 HBM 생산 거점으로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수준의 DRAM 생산능력과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확보해 온 클린룸을 기반으로, HBM 수요가 확대될 경우에도 단기간 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사 확보가 관건

엔비디아, AMD,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요 고객이다. 삼성전자는 이들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만큼 대량 생산 시 불량률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AMD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GPU 및 자체 칩을 설계·개발하는 차세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들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으며, 이들과의 기술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을 전했다.

차세대 제품도 준비 중

삼성전자는 2026년 하반기에 더 빠른 HBM4E를, 2027년에는 고객 맞춤형 Custom HBM을 내놓을 계획이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HBM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메모리 공급이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 과정에서 확보한 1c 공정 기반의 품질과 공급 안정성은 향후 HBM4E 및 Custom HBM 등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4를 양산 출하한다.
삼성전자가 HBM4를 양산 출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