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쓰라고요?” 가전구독 2조 시대 열렸지만 소비자 70% “낯설다”
“빌려 쓰라고요?” 가전구독 2조 시대 열렸지만 소비자 70% “낯설다”
  • 김다솜
  • 승인 2026.02.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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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 등 업계 공룡등, 구독서비스 ‘미래 먹거리’ 낙점
낮은 인지도·소유 문화, 성장 걸림돌
“고정비 부담·해지 번거로움”...심리적 장벽 해소 필요
ⓒLG전자
ⓒLG전자

가전업계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가전 구독 서비스를 차세대 핵심 수익원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생소함과 월 고정비 발생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해 업계의 야심찬 목표와 시장의 현실 사이에 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 대기업들은 가전 구독을 단순한 렌털의 확장이 아닌 인공지능(AI)과 케어 서비스가 결합된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가전 구독 매출이 전년 대비 29% 급증한 2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삼성전자 또한 전 라인업에 AI 기능을 표준 탑재하고 ‘AI 구독클럽’을 통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구독 모델에 집중하는 이유는 제품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非)-하드웨어’ 사업 비중을 높여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함이다.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업계 또한 가전 보험, 클리닝, 구독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안심 케어’ 영역을 강화하며 서비스 매출을 39%가량 끌어올리는 등 구독 경제로의 체질 개선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소비자 10명 중 7명 “TV·냉장고 구독, 아직 낯설어”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전 구독 서비스를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특히 TV, 냉장고, 세탁기 등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대형 가전을 구독형태로 이용하는 개념에 대해 응답자의 68.8%가 ‘낯설다’고 답했다. 

이같은 심리적 장벽은 실제 이용률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가전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응답자는 11.1%에 그쳤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41.5%)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그냥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 같다’(33.9%), ‘직접 제품을 소유하고 싶다’(32.7%)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가전제품을 ‘내 것’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소비 관념이 구독 경제 확산의 강력한 저항선이 되고 있는 셈이다. 

ⓒ트렌드모니터
ⓒ트렌드모니터

소비자들은 구독 서비스가 제공하는 정기 관리와 초기 비용 절감 등 장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인 비용 지출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4%는 ‘가전 구독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고정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이용 중 해지나 제품 교체 과정이 번거로울 것 같다(67.1%)는 점도 주요 기피 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가전 구독 시장이 업계의 기대만큼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독료가 아깝지 않다’는 확신을 줄 만큼의 독보적인 서비스 품질과 가격 합리성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응답자의 76.9%는 ‘관리·케어 서비스가 충분히 가치 있게 느껴져야 이용 의향이 생긴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