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는 ‘쑥’, 전세는 ‘뚝’...다주택자 압박에 갈라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쑥’, 전세는 ‘뚝’...다주택자 압박에 갈라진 부동산 시장 
  • 김다솜
  • 승인 2026.03.10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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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103조 다주택 대출 회수 검토…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임박
강남 3구 매매가 6억 ‘하락 거래’
실거주 의무에 갇힌 전세 공급…56주 연속 상승하며 세입자 ‘시름’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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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하락하고 전셋값은 치솟느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와 세제 압박을 통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강하게 유도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의 매매가는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강화된 실거주 요건과 대출 문턱이 전세 공급을 가로막으며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의 행렬은 늘고 있지만 정작 전세 세이밪들이 들어갈 집은 사라지는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세입자 비율이 높은 1인가구의 주거부담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과 세제라는 양대 축을 통해 다주택자를 강하게 압박하며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다주택자의 대출 잔액은 10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이 중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 회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다주택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절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의 분석 결과 지난 1월 말부터 한 달여간 서울 성동구와 송파구 등 주요 지역의 매물은 최대 70% 이상 급증했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실제 매매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선호 지역의 매매가격은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송파구, 강남구 등 주요 단지에서는 전고점 대비 4억원에서 6억원 가량 낮은 가격에 실거래가 체결되는 등 가격 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가로막은 전세…세입자 부담 가중 

매매 시장의 하락 기류와 대조적으로 임대차 시장은 사상 최악의 ‘전세 가뭄’을 겪고 있다. 

아실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약 1만8000여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8.9% 급감하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신규 주택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 영향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전세 물량이 시장에 진입할 통로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공급이 끊기자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6948만원으로 전년대비 5.8% 상승했다.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축소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밀려나는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 계약 비중은 47.7%까지 치솟으며 신규 세입자들의 진입 장벽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31.6% 감소한 2만9000여가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 기존 전세 물건을 매매로 전환하거나 직접 입주를 선택하면서 세입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 공급 부족과 강력한 실거주 규제가 맞물린 지금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는 한 매매시장의 안정과는 별개로 세입자들의 주거비 고통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