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뺏긴 시간 밤에 되찾는다…‘보복성 취침 미루기’에 갇힌 한국
낮에 뺏긴 시간 밤에 되찾는다…‘보복성 취침 미루기’에 갇힌 한국
  • 김자영
  • 승인 2026.03.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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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평균 수면 6시간 50분, OECD 평균보다 1시간 32분 부족

3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공개된 각종 지표는 대한민국이 ‘잠 부족 국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OECD의 최신 통계(2025)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0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무려 1시간 32분이나 짧았다. 이는 권장 수면 시간(7~9시간)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시간, ‘보복성 취침 미루기’

사람들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잠을 늦추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보복성 취침 미루기(Revenge Bedtime Procrastination)’라 부른다.

성신여자대학교 서수연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잠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쾌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31.3%)’였으며, 이어 ‘하루 동안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서(26.5%)’가 뒤를 이었다. 낮 시간 동안 업무나 학업으로 인해 개인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심리적 보상으로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10명 중 7명은 ‘수면 불만족’…2030 세대 심각

대한수면연구학회(2026)의 수면 실태 분석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수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일 숙면을 취하는 비율은 7%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1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20~30대 청년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새벽 3시 이후 잠들 경우 수면 효율이 70%대로 급락해, 수면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족, 연간 11조원의 경제적 손실 유발

잠을 줄여가며 일하고 공부하는 문화는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수면학회 및 관련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수면 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연간 약 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잠의 주권’을 되찾아야 할 때

전문가들은 ‘보복성 취침 미루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낮 동안의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고, ‘잠 또한 나를 위한 중요한 보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취침 전 1시간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조명을 낮추는 '수면 위생' 습관이 절실하다. 오늘 밤부터는 스마트폰 대신 책 한 권을 머리맡에 두는 작은 변화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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