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공시가 1위 아파트에 살면서 “부동산 양극화 부조리”를 외친 토스 대표
[이슈talk] 공시가 1위 아파트에 살면서 “부동산 양극화 부조리”를 외친 토스 대표
  • 정단비
  • 승인 2026.04.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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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가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며 “모순과 아이러니”라고 불렀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난 1일 만우절을 맞아 이 대표는 사내 메신저에 “창업하기 전부터 누구는 부동산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누구는 주거비 때문에 생존의 어려움에 내몰리는 이 부조리에 문제의식을 느껴왔다”며 “그리스·로마 철학을 사랑하는 관계로 매입하게 된 집이 얼마 전 공시가격 1위가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다 결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명의 집을 팔아 팀원 100명의 월세와 이자 전액을 평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거주 중인 곳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청담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 이 단지 전용면적 464.11㎡는 325억7000만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년(200억6000만원) 대비 1년 새 125억1000만원이 뛰었다. 토지 사유화를 비판한 인물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셈이다.

하지만 공지 당일 오후, 계획은 바뀌었다. 100명 평생 지원은 추첨으로 선정된 10명의 1년 치 지원으로 줄었다. 집을 팔진 않지만, 비용은 사비로 전액 부담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만우절마다 파격 공약을 내걸고 규모를 줄여 실행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테슬라 20대 선물을 약속했다가 직원 10명에게 1년 무상 대여로 바뀌었고, 지난해에는 직원 100명에게 오키나와 여행을 지원했다. 매년 반쯤 실현되는 이벤트가 연례행사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이번 글을 부동산 관련 내용이다 보니 사내를 넘어 온라인으로 빠르게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처음에 “역시 이승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100명 평생 지원이 10명 1년 지원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거 불안을 만우절 이벤트 소재로 너무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토스 앱으로 월세를 이체하고, 토스뱅크 대출로 보증금을 마련한 세대와 부동산 격차로 고통받는 세대는 상당 부분 겹치기도 한다. 그만큼 발언에 신중을 더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거 문제는 오래된 고민의 연장이었지만, 그 무게에 비해 만우절이라는 형식은 가볍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고 미처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하나씩 실천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미처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는 말도, 부동산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도 진심으로 읽힌다. 다만 그 진심이 어떤 형태로 실천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선언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건 말이 아니라 그다음 행동이다.

 

사진=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뉴시스
사진=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