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브리프] 사드(THAAD) 논쟁: 북한 핵미사일 대응 태세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②
[한선브리프] 사드(THAAD) 논쟁: 북한 핵미사일 대응 태세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②
  • 한반도선진화재단
  • 승인 2015.04.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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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락 한선재단 선진국방연구회 회장/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JTBC
박휘락 한선재단 선진국방연구회 회장/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사드에 앞서 탄도미사일 방어, 즉 BMD에 관한 오해부터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사드는 그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미 MD 참여'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참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정의해야만 하는 애매한 주장이다. '참여'라는 말이 미국을 공격하는 다른 국가의 탄도미사일을 한국이 대신 요격해주는 것을 의미한다면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하고, 한국이 구축한 BMD를 미국이 통제하는 것이라면 사실이 아니다. 일본의 BMD도 미국 BMD의 일부가 아니고, 일본의 BMD를 미군이 통제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자신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우방국들의 군비증강을 요구하고 있듯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해야 하는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거나 주한미군의 보호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한국의 BMD 구축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 것일 뿐이다. 당연히 한국의 BMD구축과 그를 위한 미국과의 '협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드에 관한 선동과 규명

사드에 관한 선동루머와 관련하여 핵심이 되는 것은 사드의 성능에 관한 것이다. 선동루머의 핵심적인 내용은 사드는 성능이 뛰어나서 중국이 미국을 향하여 대륙간탄도탄을 발사할 경우 요격할 수 있고, 따라서 중국이 반발한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는 선동루머 생산자들이 과장하듯이 그렇게 탁월한 무기체계가 아니다. 사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외 배치된 미군들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의 하나로서 목표를 향하여 공격해오고 있는 상대의 탄도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1차 요격하는 순수한 방어용 무기이다.

PAC-3 요격미사일의 경우 요격기회가 1회 밖에 되지 않아서 요격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층(多層, multi-tier)방어용으로 육군을 위하여 제작하였고, 트럭에 탑재하여 항공기로 수송될 수 있도록 하였다. 사드는 탄도미사일의 '비행 최종 종말단계'(final, or terminal, phase of flight)에서 타격하는 요격미사일이기 때문에 상승단계의 탄도미사일은 요격할 수 없다. 또한 사드의 사거리는 200km이고, 고도는 150km 정도다. 사드는 레이시온 사에서 제작한 AN/TPY-2 지상배치레이더(GBR: ground-based radar)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C-130에 수송 가능하고, I and J bands(X band)를 사용하며, 통상적으로 1,000km(또는 2,000km) 정도의 범위를 담당한다.

사드의 각 포대는 6기의 발사대, 2식의 화력통제 및 통신장비, 2식의 AN/TPY-2 레이더, 48개의 요격미사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지금까지 4개의 포대가 2008, 2009, 2012, 2014년에 전력화되었고, 5번째의 포대는 2012년에 계약하여 2014년에 군에 인도된 상태이며, 6번째 포대는 2014년에 계약한 상태다. 가격은 구매조건과 구성요소에 따라 달라지지만, 2011년 아랍에미리트가 FMS로 2개의 사드 포대에 해당되는 것들을 구매하는데 19억 6천만 달러(2조 원)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이더 1대의 경우는 4억 달러(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대체적으로 1조 원에서 1.5조 원 정도로 추산하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드에 관한 선동루머의 핵심적 논리는 사드가 미국을 공격하는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드의 성능 자체가 제한되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앞으로 성능을 대폭적으로 향상시킨다고 하더라도 사드가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이 미국을 향하여 대륙간탄도탄을 발사한다고 해도 그 대부분은 내륙에 배치되어 있어 한반도 상공을 경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륙간탄도탄의 고도는 사거리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부분 1,000km 이상이고, 한반도를 통과하려면 중국의 광저우에서 발사되어야하는데 그 미사일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때는 사드가 요격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난 고도를 비행하게 된다.

실제로 사드의 사거리가 현재보다 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향해오는 상대방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무기이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을 공격하지 않는 한 중국에게 위협이 될 수가 없다. 중국이 한반도 전체를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다수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배치한 상태이기 때문에 설사 사드의 사정거리나 요격 고도가 상당하여 중국에 위협이 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우리에게 방어체계를 갖추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신은 공격력을 갖추고 우리에게는 방어력을 구비하지 말라는 논리가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의 일각에서는 사드가 공격용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지만, 이것은 군사의 기본지식도 없는 말이다. 사드는 지상의 표적을 정확하게 확인하여 조준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 국가의 영토에 최대사거리로 발사하여 날아가기는 하지만 표적을 맞출 수는 없고, 피해를 끼칠 확률은 거의 없다.
 
이 글은 Hansun Policy Brief 2015년 3월 1호에 게재됐습니다. (www.hansu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