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알리·테무도 결국 ‘탕후루’였나...반짝 인기 이후 성장률 급락
[뉴스줌인] 알리·테무도 결국 ‘탕후루’였나...반짝 인기 이후 성장률 급락
  • 정단비
  • 승인 2026.05.13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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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직구 시장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로 대표되던 C-커머스의 트렌드가 끝물에 온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특히 업계에서는 안전 신뢰에 대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빠르게 등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직구액은 1조2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6%에 그쳤다. 2019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중국 직구 성장률은 2020년 2분기 55.7%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3분기까지 줄곧 두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6.3%로 내려앉더니, 올해 1분기에는 결국 0%대로 떨어졌다. 단순한 성장 둔화를 넘어 절벽형 감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흔들린 건 패션·의류와 화장품 분야다. 중국 직구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패션·의류는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고, 화장품 역시 지난해 4분기 0.2% 감소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5.8% 줄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소비자를 끌어모을 때 전면에 내세웠던 대표 카테고리들이 동시에 힘을 잃고 있는 셈이다.

이용자 수도 감소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약 850만명, 약 80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49만명, 테무는 약 12만명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소비 시장에서 낯선 장면이 아니다. SNS를 타고 급속히 번졌다가 어느 순간 빠르게 식어버리는 ‘반짝 유행’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돼왔다.

2013년 벌집 아이스크림은 파라핀 논란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췄고, 2016년 대만 카스테라는 오픈런 열풍 속에서도 식용유 논란이 터지며 약 1년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탕후루 역시 2023년 급속도로 확산됐지만 불과 1년 만에 폐업 사례가 속출했다. 최근 유행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역시 카다이프 식자재 판매량이 급증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끝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성장 과정도 비슷했다. “이 가격에 이 품질”이라는 후기와 인증 콘텐츠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고, 중국 직구 시장 전체 성장률도 함께 뛰었다. 하지만 배송 지연, 품질 문제,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이 누적되면서 소비자 이탈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주요 플랫폼에서 판매된 어린이용 헤드폰에서 기준치의 최대 200배가 넘는 환경호르몬(가소제)과 지능 발달 저하를 유발하는 발암물질인 납이 다량 검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해외직구와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밀려드는 위해제품을 막고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 화재나 안전사고 우려가 큰 품목을 선정해 전년 대비 1.5배 규모의 집중 조사를 벌이고 AI를 도입해 온라인 유통시장을 상시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C-커머스 반등 성공할까

물론 양사는 반등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6년까지 국내 물류·유통 인프라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테무는 지난해 2월 한국 판매자가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로컬 투 로컬(L2L)’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5월 이를 전체 국내 셀러로 확대했다. 경기도 김포 물류센터 장기 임차 계약도 체결했다.

셀러 유치 전략도 공격적이다. 테무가 국내 판매자들에게 발송한 홍보 메일에는 입점비·판매 수수료·광고비 전액 면제, 고객 수령 후 7일 내 100% 정산, 보증금 없음 등의 조건이 담겼다. 단순 ‘중국산 직구 플랫폼’ 이미지를 넘어 국내 유통망에 안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이것이 재도약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디저트 유행과 달리 플랫폼은 물류와 인프라, 현지화 전략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빠르게 열광하고, 또 빠르게 등을 돌리는 한국 소비 시장의 특성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로고
사진=알리익스프레스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