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홈플랫폼 ‘홈닉(Homeniq)’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대체용 앱이나 가전 제어 수준에 머물던 기존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넘어, 입주 전 단계부터 거주 이후까지 아우르는 ‘아파트 라이프케어 솔루션’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최근 삼성물산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홈닉을 단순한 부가 서비스가 아닌, 주거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핵심 전략 자산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한샘(인테리어), 헬로입주(입주 케어), 택스아이(AI 세무)에 이어 향후 금융사 자산관리(WM) 서비스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안에서 일어나는 식음 서비스나 커뮤니티 예약을 넘어, 입주민의 '자산 관리'와 '라이프스타일 케어'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계약부터 거주까지’ 고객 접점 확대
삼성물산이 홈닉을 확대하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서비스 제공 시점을 아파트 ‘입주 이후’에서 ‘입주 전 단계’로 앞당겼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물산은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 및 입주 서비스 플랫폼 ‘헬로입주’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입주 예정자들은 입주 전 미리 평형별 인테리어 콘셉트를 3D로 확인하고 쇼룸 예약 및 최대 8% 할인 혜택을 받는 ‘홈스타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입주 청소와 부분 시공 등 번거로운 입주 준비 과정을 홈닉 앱 하나로 비교·신청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도입된 AI 세무 분석 솔루션(택스아이 제휴)은 입주 전 취득세·보유세 시뮬레이션부터 입주 후 양도세·상속세 계산까지 가능하다. 아파트 계약 체결 순간부터 입주 과정, 그리고 실제 거주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소비자의 사이클에 홈닉을 개입시켜 고객 접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고객이 주거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홈닉 안에서 해결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겨냥했다.
다양한 산업군과의 제휴는 홈닉이라는 플랫폼의 매력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수익 모델(수수료, 데이터 비즈니스 등)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도 될 수 있다.
타사 브랜드 단지로의 ‘플랫폼 영토 확장’
홈닉 확대 전략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자사 브랜드인 ‘래미안’의 울타리를 넘어 외부 단지로 생태계를 넓히는 ‘오픈 플랫폼화’에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서해종합건설과의 스마트 주거 기술 교류를 위한 업무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6월 분양 예정인 인천 왕길동 서해그랑블 신축 단지에 ‘서해그랑블 by 홈닉’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단지 입주민들은 홈IoT 제어, 커뮤니티 예약, 관리비 조회, 차량 관리 등 홈닉의 핵심 서비스를 그대로 누리게 된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의 홈 IoT 플랫폼은 자사 브랜드 프리미엄을 높이기 위한 전유물로 사용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홈닉을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주거 플랫폼 시장을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서비스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도 대기업의 검증된 고품격 스마트 주거 솔루션을 도입해 단지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양사 간의 윈-윈(Win-Win)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건설로
과거 건설업의 경쟁력이 ‘아파트를 얼마나 잘 짓는가’라는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미래 건설업의 경쟁력은 ‘지어진 공간에서 어떤 삶의 가치를 제공하는가’라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홈닉 확대는 이러한 시대적 패러다임 변화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주거 생활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삼성물산의 전략이 앞으로 국내 주거 문화와 스마트 홈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인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