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우수의 계절
[오진국의 '펼침의 미학'] 우수의 계절
  • 오진국 화백
  • 승인 2015.04.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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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의 계절-6 2013 Daniel's Digilog Artworks(3789) Original Image size 7500 x 3770 Pixels(80.9M) Resolution 300dpi

세월이 어쩌다 이렇게 아득히 흘러버린 것일까? 어쩌다가 나는 이곳에 발을 들여놓고 고독에 묻혀드는 것일까?

마음은 언제나 동심어린 청춘의 자리에 머물고 있는데 머리칼은 칼바람처럼 희어지고 움푹 패인 주름은 곳곳에 서려있다. 세월의 흔적은 도처에서 발견되고 멀리 유배되어 온 듯 마음으로야 고장난 시계 속에서 살고 싶지만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마냥 여유를 부릴 수도 없는 일..

외딴 섬 같은 나만의 생활을 하니 가까운 친구들의 근황 하나 챙길 여유도 없는 못남이 유독병 치례 많은 나약한 어린아이 바라보듯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누구는 이 허망한 세월을 붙들어 두려고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을까?

그리 모질게 뿌리치고 지나가는 세월의 뒷모습을 보며 얼마나 억장이 무너져 내렸을까? 그 싸늘하고 매정한 뒤태가 싫어서 눈 감는다고 아니 지나갈 세월도 아닌데 말이다. 이래저래 뒤틀린 심사가 배멀미처럼 울렁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