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솔직후기] 커피원두도 ‘구독’으로 간편하게
[내돈내산 솔직후기] 커피원두도 ‘구독’으로 간편하게
  • 김다솜
  • 승인 2021.12.28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홈카페’를 검색하면 490만여개에 달하는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집에서 만드는 커피라 하면 대부분 인스턴트커피 혹은 캡슐커피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전문 바리스타 못지 않은 장비들을 구비해두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커피머신 업계에서 강자로 꼽히는 드롱기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전자동 커피머신의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37%의 성장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집에서 직접 원두를 가지고 커피를 내려 즐기는 이들이 늘다 보니, 커피원두 구독시장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당장 포털사이트에 ‘커피원두 구독’을 검색해보면, 결과 화면에 많은 업체들이 뜬다.

 

커피 원두 구매, 너무 번거로운데
구독으로 해결해볼까

필자는 몇 개월 전부터 모카포트를 활용한 홈카페를 즐기고 있는데, 사실 매번 원두를 구매하는 일이 꽤나 번거롭게 느껴졌다. 매번 다른 원두를 경험하고 싶었지만, 생활반경 안에서 살 수 있는 원두는 매번 정해져 있어서 골라 먹는 재미도 떨어졌다. 그래서 고민 끝에 커피원두 구독서비스를 체험해보기로 했고, 구독 업체로는 카페박스를 선택했다.

카페박스 큐레이션 화면
카페박스 큐레이션 화면

많고 많은 업체 중 카페박스를 고른 첫 번째 이유는 ‘취향 큐레이션’ 기능 때문이다. 필자는 특별히 좋아하는 맛은 있지만 그렇다고 한 가지를 오래 먹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회사 주변에서 맛있는 카페 서너군데를 골라 매일 다른 곳에서 커피를 샀더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두 구독을 고르는 첫 번째 기준도 ‘내 입맛에 맞는 원두이되, 매달 다른 원두여야 할 것’으로 정해졌다.

카페박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커피취향에 대해 알아보는 1:1 문답이 시작된다. 카페인과 디카페인 중 하나를 고르고,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먹을 건지, 어떤 커피를 선호하는 지 등을 묻는다. 이후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 향 중 좋아하는 것 세 가지를 고른 뒤 분쇄 여부를 선택하면 끝이다.

매월 15일 주문이 마감되며, 배송은 넷째주에 진행된다. 원두커피 1박스 기준 100g씩 3개의 다른 원두가 들어있으며, 모두 로스터리 카페들의 원두로 구성된다. 파트너카페는 매월 달라지며, 5~6곳의 브랜드 중 3곳을 골라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커피원두 구독, 직접 경험해보니…
”가기 힘든 카페의 커피를 집에서“

필자는 10월 말에 서비스를 신청해 11월부터 총 두 번의 배송을 경험했다. 참고로 필자가 선택한 취향은 균형이 잘 잡힌 커피로 맛과 향에서는 초콜릿과 베리, 고소한 곡물류 등을 골랐다.

11월에는 부산 전포동의 베르크(WERK)와 서울 성수동의 클라스카커피랩(Claska Coffee lab), 전남 장성군 링크커피의 원두를 각각 100g씩 수령 받았다. 모두 필자의 취향에 꼭 맞는 맛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링크커피의 원두로 내린 커피는 정말 맛있어서 아껴먹고 싶을 정도였다.

각 원두에 대한 설명이 담긴 카드를 동봉해준다
각 원두에 대한 설명이 담긴 카드를 동봉해준다

12월의 원두는 23일 도착했다. 이번달 박스는 부산 전포동의 히떼 로스터리와 로봇커피 브랜드 라운지엑스, 경기도 분당의 해피빈스의 원두를 받게 됐다. 라운지엑스를 제외하면 11~12월 받은 원두 모두 필자에겐 접근성이 떨어지는 카페들이라, 먼 곳의 커피를 집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흡족스러운 부분이었다.

구독료는 첫 달 9900원, 둘째 달부터는 2만5000원이 정기결제된다. 기존에 동네 카페에서 분쇄원두 200g을 1만3000~1만5000원 수준에 샀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하다.

하지만 굳이 맛있는 원두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 필요가 없다는 점, 매달 다른 맛의 원두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 원두가 떨어질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값은 충분히 치를 만하다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