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약촌 요건 완화…약사회 오남용 우려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대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시행 14년 만에 확대 논의에 들어간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올해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하며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2012년 11월 도입된 해당 제도의 판매 품목을 최대 20개까지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행 약사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분과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편의성 등을 고려해 20개 품목 이내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판매 허용 의약품은 해열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13종이며, 타이레놀 일부 제품 생산 중단으로 실제 구매 가능한 품목은 11종이다.
정부가 검토하는 추가 품목으로는 지사제와 제산제, 화상연고 등이 거론된다.
약국이 없거나 접근이 어려운 무약촌 지역에 대해서는 판매점 등록 요건 완화도 논의될 전망이다.
현행 제도는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춘 경우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농어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의약품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시간대의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단체는 안전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사단체는 편의점 판매 품목 확대가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청소년의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도 지사제와 제산제 추가 등이 논의됐지만 약사단체 반발 등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 제도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소비자 편의와 의약품 안전 관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