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트렌드] 버킷리스트는 ‘장거리’ 현실은 ‘단거리 실속형’…가족·혼행족 동반 전성기
[여행 트렌드] 버킷리스트는 ‘장거리’ 현실은 ‘단거리 실속형’…가족·혼행족 동반 전성기
  • 김자영
  • 승인 2026.06.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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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여행 시장은 비용 부담과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실속형 선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전통적인 가족 여행과 홀로 재충전을 노리는 ‘혼행’ 수요가 동시에 맞물리며 다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후 변화로 선선한 지역을 찾는 ‘쿨케이션(Coolcation)’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고, 고유가와 고환율 부담에 장거리보다는 국내나 단거리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글로벌 핫플 서울, K-콘텐츠가 견인하는 인바운드 관광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그룹의 2026년 상반기 항공 데이터 및 여름휴가 예약 추이 분석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 5월 기준 전 세계 항공 예약 건수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핫플레이스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올여름(7~8월) 한국행 인바운드 항공 예약은 전년 대비 63% 급증했으며, 일본, 타이완, 베트남, 홍콩, 중국 본토 순으로 방한 수요가 높았다. 특히 유럽 국가 중 독일발 예약이 10위권에 진입하며 방한 관광객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외국인 여행객은 ‘워터밤 서울 2026’, ‘워터밤 부산 2026’ 등 K-공연 티켓을 집중적으로 구매했으며, 서울-부산, 부산-경주 등의 기차 노선을 이용해 지역 관광을 함께 즐기는 행보를 보였다.

‘짧게, 시원하게, 가족과 함께’…고유가·고환율에 국내 여행 호텔가 반사이익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짧게, 시원하게, 가족과 함께’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 트렌드로 안착했다. 한국 시장의 아웃바운드 및 국내 여행 데이터 분석 결과, 4일 이내의 단거리 여행 비중이 64%에 달했다. 국내 여행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97% 상승했으며 서울, 부산, 제주, 서귀포, 인천 등이 인기 목적지로 꼽혔다. 대구의 경우 예약 성장률이 230%에 달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KINOCK) 전경
사진=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KINOCK) 전경

기온 상승의 여파로 선선한 기후를 찾아 떠나는 ‘쿨케이션’ 수요도 급증해 울란바토르(119%↑)와 삿포로(212%↑)의 예약이 크게 늘었다. 아울러 방학 기간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 예약 건수도 전년 대비 120% 증가하며 패밀리 중심의 여행 트렌드가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러한 국내 여행 수요 증가는 호텔업계의 실적 상승으로도 이어져,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스위트호텔 제주와 반려동물 동반 호텔 키녹(KINOCK)의 7~8월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포인트, 7.8%포인트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나 홀로 재충전’ 혼행족 급증…자카르타, K-팝 열풍에 검색량 30배 폭증

가족 중심의 단체 여행과 대조를 이루는 ‘혼행(나홀로 여행)’ 수요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민국 여행객의 1인 여행 관심도는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며, 숙소 검색량도 국내 7%, 해외 11%의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혼행지로는 서울, 제주도, 부산, 인천, 강릉 순으로 수요가 높았으며, 특히 동해시는 ‘1인 관광객 환영 업소 인증제’ 등 맞춤형 정책에 힘입어 검색량이 28% 증가했다.

해외 혼행지의 경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접근성이 좋은 일본 도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신규 취항과 상반기 집중된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 수요가 맞물리며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배 이상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1인 여행 수요는 온화한 날씨와 축제 일정이 겹치는 3월에 가장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아고다
사진=아고다

버킷리스트는 장거리, 실제 예약은 단거리…9월 ‘늦캉스’ 실속형 추세

한편, 일찍부터 휴가를 계획하지 못했거나 여름철 성수기 비용에 부담을 느낀 여행객들은 9월 ‘늦캉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여행 앱 스카이스캐너의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 응답자의 46%가 9월 등 준성수기에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장거리 노선에 대한 기대감과 현실적 선택 사이의 격차다. 스카이스캐너의 9월 한국발 항공권 검색 데이터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1위), 호주 시드니(2위), 이탈리아 로마(3위) 등 비행시간 10시간 내외의 장거리 유럽 및 대양주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항공 가격 안정세에 맞춰 그간 미뤄둔 버킷리스트 여행지를 탐색한 결과다. 그러나 실제 예약(리다이렉트) 데이터에서는 후쿠오카, 도쿄, 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와 제주, 다낭, 상하이 등 실속형 단거리 노선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여행객들이 최종 결정 단계에서 예산과 일정 등 현실적인 조건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